"6년간 서울시정 변화·혁신의 연속…사람·가치 중심으로 변화"
"공동경선 통한 공동정부 구성이 정권교체의 중요한 길"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답보 상태인 자신의 지지율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도 2%로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은 17일 서울시 출입기자 신년간담회에서 '저조한 지지율에 서운하고 답답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대선)레이스는 시작도 안 됐다.

이제 몸을 푸는 단계"라면서 "국민들도 역동적인 한 편의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실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세론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국민들은 마치 떼놓은 당상처럼, 다 된 밥처럼 생각하면 응징하는 것 같다.

그만큼 교만하고 자만하기 때문"이라고 유력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겨냥했다.

박 시장은 민주당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세가 좀 불려졌다고 (당을) 나가고 하면 국민들이 좋아하시겠느냐. 그런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장으로 지낸 6년을 돌아보며 "대선 국면에서 잘 몰라주는 것 같지만, 지난 6년간 서울시정은 변화와 혁신의 연속이었다.

이 기간 많은 것들이 변화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과거에 전혀 느끼지 못했던 협치의 정신이 저의 활동으로 시민의 삶을 바꾸고, 서울을 바꾸고, 세상을 바꿔왔다"며 "'서울모델'은 다른 지방·중앙정부는 물론 외국에까지 많이 수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시정 철학에 대해 "과거 하드웨어, 토건중심에서 사람, 시민 삶의 질, 인간의 존엄성 등에 기반을 둔 가치의 변화라는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한 방송에 출연해 '롤모델'로 자신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혁신가의 눈에는 혁신가가 보인다"고 추켜세운 뒤 "혁신가는 도전을 즐겨하는데, 우리 정치에도 적용되면 좋겠다"며 '공동정부론'을 다시 꺼냈다.

박 시장은 "한국이 20∼30년 전부터 방향을 잃어 미래를 통찰하는 힘과 추진력이 필요한 시대"라면서 "온 국민이 바라는 개혁과 혁신을 이루기 위한 연정, 협치가 시대정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소수 정부로는 할 수 없다.

공동정부를 꾸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권력을) 혼자 독식하려 하면 안 된다.

가능하더라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면서 "당선이 되고 나서 공동정부를 꾸리려면 이미 가진 권력을 나눠주기가 쉽지 않아 불가능하다.

공동경선을 통한 구상과 실천이 정권교체로 가는 중요하고 확고한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장단점을 묻는 말에 "정치에 몸담지 않았던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여의도 정치를 경험해보지 않았다.

의원 생활도, 정당생활도 안 해봤기 때문에 세력에 의해 움직이고 정치논리에 움직이는 정치 세계에 대해 약점이 있다는 걸 많이 느끼고 배우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게 또 강점이다.

국민들이 현재 정치질서나 기득권·특권의 정치질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강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탄핵정국에서 촛불집회에 빠짐없이 참석한 박 시장은 "대통령 퇴진 등 피상적인 구호 아래 흐르는 촛불민심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 민생의 문제"라며 "(나라)살림은 제대로 하면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정책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자신이 최근 주장한 '모두의 경제'라는 뜻의 '위코노믹스'(WEconomics)를 소개하면서 "학자들 분석을 보면 재정구조 혁신과 법인세 인상 등을 통해 재정을 56조원 정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며 "공공부문 일자리 100만개 창출, 국민기본소득 보장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행보에 비춰 자신의 행보가 '미시적'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말에 그는 "그분들은 24시간 돌아다닐 수 있고, 자유로운 분들이지만, 저는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시민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주말에 지방에 있어도 서울이 걱정된다"고 했다.

그는 "많이 돌아다닌다고 다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혁신과 협치, 정성을 들이는 행정 등 서울시가 추진한 패러다임 변화가 '박원순다움'이고 당장은 몰라줘도 결국 알려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이태수 기자 d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