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올해 데뷔한 이다연(19)은 시즌 초반에는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데뷔전이던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치른 끝에 4위를 차지해 첫 대회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KG·이데일리여자오픈에서는 첫날 단독 선두에 나서는가 하면 교촌 허니레이디스오픈에서 4위에 올라 신인왕 경쟁을 달궜다.

S-OIL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코스레코드(64타)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다연은 6월부터 부진의 나락에 빠져들었다.

13차례 대회에서 12차례 컷 탈락했다.

원인은 드라이버샷 난조.
이다연은 키 157㎝에 작은 체격에도 장타를 펑펑 때려낼 만큼 드라이버를 잘 쳤다.

그러나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다 아웃오브바운즈(OB) 2방을 연속으로 내며 우승 경쟁에서 탈락한 뒤 드라이버샷이 망가졌다.

이다연은 "그때부터 드라이버를 잡지 못하고 3번 우드로만 티샷을 했다"고 털어놨다.

3번 우드로만 쳐서는 성적을 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조급한 마음에 샷은 더 흔들렸고 성적은 갈수록 곤두박질쳤다.

상금랭킹은 뒷걸음을 계속한 끝에 60위 밖으로 밀려났다.

60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시드전을 다시 치러야 한다.

'지옥의 레이스'라는 시드전은 선수라면 누구나 두번 치르기 싫어한다.

이다연은 지난달 30일 혼마골프·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15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냈다.

9개 대회나 이어진 연속 컷 탈락 행진도 마감했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5언더파 67타를 적어냈다.

이다연은 "사실 투어카드를 잃고 시드전을 다시 가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가면 가는 거고, 가서 잘해서 다시 오면 되지'라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더니 샷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4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파72)에서 열린 팬텀 클래식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골라내 박성현(23·넵스)에 1타 뒤진 2위에 올랐다.

상금랭킹 63위로 이 대회에 출전한 이다연은 10위 밖으로 밀리면 시드를 잃을 수 있다.

무조건 상위권에 입상해야 하는 이다연은 그러나 "순위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다연은 "순위보다는 이번 대회에서 사흘 내내 언더파 스코어를 내는 게 목표"라면서 "그렇게 내 샷을 회복하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샷만 회복한다면 시드전을 가도 자신있다"면서 "올해는 실패한 시즌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배운 게 너무 많았다"면서 내년에 더 나은 선수로 팬들에게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용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