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평화·안보 위해 창설…한국전쟁·전후복구서 큰 역할
IS·북핵 등 난제 산적…유엔 위상 중대 기로

"1945년, 국가들은 폐허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은 끝났고, 세계는 평화를 원했다."

유엔(UN)이 홈페이지에서 밝히고 있는 간결하지만 명료한 유엔의 창설 배경이다.

24일은 제71차 유엔의 날이다.

2차 세계대전의 상흔을 딛고 유엔 헌장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처럼 국제 평화와 안보 유지를 목표로 유엔이 1945년 10월 24일 공식 출범한지 71주년을 맞은 날이다.

유엔이라는 명칭은 프랭클린 루즈벨트 미국 제32대 대통령에 의해 처음 고안됐으며, 2차 세계대전 중 26개국 대표가 모여 당시 독일·이탈리아·일본에 대항해 계속 싸울 것을 서약했던 1942년 1월1일 '연합국 선언'에 처음으로 사용됐다.

1945년 4월25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기구에 관한 연합국 회의'에 참석한 50개국 대표들은 유엔헌장을 작성하고, 6월26일 이에 서명했다.

앞서 1944년 미국 덤바턴 오크스에서 미국, 영국, 중국, 소련 등 4개국 대표들이 합의한 초안을 기초로 유엔헌장을 완성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폴란드가 51번째로 서명했다.

유엔은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소련과 여타 서명국 과반수가 유엔 헌장을 비준한 1945년 10월24일 공식 출범했다.

유엔은 이후 매년 10월24일을 유엔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현재 회원국은 193개국에 이른다.

유엔은 출범 이후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국제 체제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핵심기구인 안보리와 총회를 통해 분쟁을 조정하고 예방하고, 때로는 평화를 '강제'하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

세계 곳곳의 분쟁현장에서 평화의 상징인 '블루헬멧(blue helmet)'을 쓴 채 활동하고 있는 유엔 PKO(평화유지활동)도 그런 노력의 하나다.

세계 평화·안보 유지 뿐 아니라 인권,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개발, 군축, 테러, 성평등, 식량안보, 거버넌스, 인도적 지원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엔은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한 절대적인 존재였다.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총회 결의에 따라 설치된 유엔 한국임시위원단(UNTCOK)의 감시하에 실시된 총선을 통해 1948년 8월15일 정식 수립됐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유엔 안보리는 북한군의 신속한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회원국의 군대 파견을 요청했다.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과 유엔한국재건단(UNKRA)을 설치한 뒤 구호물자를 제공하고, 전후복구와 경제재건을 지원했다.

우리나라는 장기간 노력 끝에 정부수립 43년만인 1991년 제46차 유엔총회에서 북한과 함께 유엔의 161번째 회원국이 됐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현재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있다.

시리아 내전과 지구촌 곳곳에서 끊이지 않는 유혈분쟁, 중동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난민 문제, 이슬람국가(IS)의 발호와 함께 기승을 부리는 테러 등으로 유엔의 위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현재의 지구촌 모습은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던 세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 제재 강도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 사이에 입장이 엇갈리는 북핵 문제 해결에 건설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유엔이 직면한 시험 중 하나다.

유엔한국협회는 제71차 유엔의 날을 맞아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기념행사를 한다.

이날 행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기념연설을 하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영상 축하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