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복구 구슬땀…제주·남부지방 민·관·정 혼연일체'

일요일인 9일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경찰 조사에 불만을 품은 30대 민원인이 경찰서에서 분신자살을 시도했고 전남 광양의 미용실과 충북 괴산의 축사에서 불이 났다.

광주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으나 다행히 피해는 없었다.

제18호 태풍 '차바'로 큰 피해를 본 제주와 남부지방에서는 민·관·군이 복구작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 30대, 경찰서에서 분신 시도, 광주에선 규모 2.2 지진
이날 오전 8시 46분께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본관 1층 로비에서 양모(39)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이를 저지하던 경찰관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몸에 시너를 뿌린 채로 경찰서를 찾은 양씨는 라이터로 몸에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를 제지하던 112상황실 소속 A(47) 경위도 하반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양씨는 이날 오전 4시 22분께 술에 취한 채로 이 경찰서 관할 인계파출소를 찾아가 "감옥에 가고 싶다"며 소란을 피웠다.

그는 조사 과정에 불만을 품고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날 오전 1시 41분께 전남 광양시 중동의 한 미용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이 불은 미용실 내부를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다.

화재 당시 실내에는 사람이 없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날 오전 5시 13분께 충북 괴산군 사리면의 고모(50)씨 소유 축사에 불이 났다가 1시간10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축사 3동이 타면서 어미 돼지 80여마리와 새끼 돼지 200여마리가 죽어 6천여만의 재산 피해가 났다.

제주에서는 야생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감염 환자가 나왔다.

이 지역에서는 여섯 번째 환자이다.

서귀포시에 사는 K씨(71)는 보름 전에 소 4마리를 사육하다가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8일 SFTS 양성 판정을 받았다.

9일 오후 2시 3분께 광주 동구 남쪽 7km 지역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가 있다거나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광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지만 규모 3.0 이하는 진동을 느끼기 어려운 가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 태풍 피해 복구 구슬땀…민·관·정 혼연일체
태풍 '차바'가 할퀴고 간 제주와 경남북, 대구, 울산에서는 9일 피해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전날 장대비가 내리고 거센 바람까지 불면서 복구작업이 지연됐으나 날씨가 화창해지자 일손이 분주해졌다.

제주에서는 공무원과 경찰, 군장병, 자원봉사자 등 1천300여명이 복구작업에 나섰다.

이들은 태풍으로 떠밀려온 각종 쓰레기와 폐목재를 치웠고 양식장과 비닐하우스, 마을 안길 등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했다.

제주도에 접수된 태풍 피해액은 이날 현재 180억원에 달한다.

태풍으로 2명이 숨진 경북 지역에서는 2천240여명이 피해 복구에 나섰다.

굴삭기와 덤프트럭, 방역차 등 162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경북도는 경주와 포항을 중심으로 지방하천과 제방을 응급복구 중이다.

이 지역에서는 주택 93동과 공장·상가 33동, 농경지 774.8㏊, 창고 3동 등이 침수·파손됐다.

경남에서도 2천여명이 침수지역 피해 복구작업에 힘을 모았다.

침수됐던 경남 양산시 상북면의 한 아파트에는 전날 전기 공급이 재개됐으나 수돗물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은 이동 빨래방을 운영하면서 피해 가정에서 내놓은 빨래를 세탁했고 음료수와 식사를 제공했다.

거제와 통영 등 남해안 섬마을과 양식장에서도 어민과 자원봉사자들이 시설물 복구에 구슬땀을 흘렸다.

현대차 울산공장 임직원 1천여명은 휴일을 반납한 채 태화강 둔치의 쓰레기를 치웠고 수중 정화활동도 펼쳤다.

울산시도 200여명의 인력과 복구장비를 투입한 데 이어 이재민을 위한 생필품·의약품을 지원하고 있다.

(심규석, 장영은, 전지혜, 최병길, 최종호, 한무선, 형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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