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겔 "경영권 인수 가능성도"…獨정부도 반대 안 해

독일 최대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카타르 왕가 출신 대주주들이 이 은행의 주식 지분을 25%로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주간 슈피겔이 보도했다.

슈피겔은 8일(현지시간) 발매하는 최근호 인터넷판을 통해 하마드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전 총리(HBJ) 사촌들(알타니 가문)이 다른 투자자들과 증자에 참여해 의사결정 저지 최소지분인 25%로 주식 보유량을 확대할 수 있다고 7일 전했다.

HBJ와 하마드 칼리파 알타니 전 카타르 에미르(군주) 등 두 사람의 도이체방크 지분은 지난 초여름 약 10%로까지 올라간 바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HBJ는 지난 2014년 5월 17억5천만 유로로 도이체방크 주식 6천 만주를 사들인 이래 지분을 점차 늘렸다.

슈피겔은 HBJ가 함께할 수 있는 투자자는 무엇보다 국부펀드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카타르 전 총리인 HBJ와 전 국왕이 도이체방크의 경영권을 넘겨받을지, 않을지는 열려있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은행감독 당국이 이들의 경영권 확보 시나리오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대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고 썼다.

또한, 독일 정부도 그런 딜을 좌초시킬 뜻이 없을 뿐 아니라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부 장관 역시 카타르 주주의 강력한 개입에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슈피겔은 결국, 재무부는 카타르 주주들에게 좋은 것이라면 독일에도 좋은 것이라는 관점에서 이 사안을 보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앞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도이체방크는 주요 주주들과 증자 방안에 대해 물밑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소식통들의 전언이 나왔으며 카타르 왕가, 블랙록, 노르웨이 은행 등이 주요 주주로 언론에 소개됐다.

도이체방크는 수년간 누적된 경영난에 더해 주택모기지담보증권(RMBS)을 부실하게 팔았다는 이유로 최근 미국 법무부로부터 부과받을 벌금이 직접적 계기가 돼 위기가 가중됐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un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