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3명의 집단 탈출과 귀순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정부의 북한식당 이용자제 권고 이후 세계 12개국 130여 개의 북한 식당은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탈북한 종업원들은 이와 관련해 귀국시 가혹한 처벌을 받을 것이란 공포에 시달렸다고 한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탈북 북한식당 종업원들은 지난달 중하순 탈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지난 8일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귀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후 탈북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집단 탈북 결심까지 13명의 뜻을 모으는 과정은 매우 어려웠을 것으로 추측된다.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대북 전문가는 "북한식당에는 담당 보위원이 있다. 지배인은 보위원과 동일인물이 아닐 것이고, 나머지 여종업원 12명 중 보위원이 포함돼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13명이 집단 탈출했다는 것은 보위원을 철저히 따돌렸거나 포섭했다는 의미"라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는 체제에서 이러한 시도가 성공했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이들이 근무했던 북한 해외식당이 어디인지에 대해선 중국 저장성의 한 식당이란 주장과 동남아 한 국가의 북한 식당이란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탈출 이후 동남아 제3국을 경유했다는 부분에선 관련 소식통들의 진술이 일치한다. 국제공항 등을 중심으로 펼쳐질 북한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고, 해당 국가의 외교적 입장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가 지난 8일 공개한 사진 속의 북한 종업원들은 형형색색의 패딩 점퍼와 가죽 점퍼, 후드 티, 청바지를 입고 백팩과 여행용 캐리어, 팬시 가방 등을 휴대한 전형적인 '여행자' 차림이었다. 탈북 문제에 밝은 대북 전문가는 "북한 사람 티가 나면 큰 일이기 때문에 북한에서 볼 수 없는 복장을 입혀서 한국 관광객에 섞여 들어오곤 했다"고 설명했다.

귀순에 성공한 북한 종업원들은 현재 국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조만간 유관기관 합동조사를 실시한 뒤 이들을 하나원에 입소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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