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8~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내달 8~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하는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오페라 하면 떠오르는 유명 작품 세 편이 잇달아 무대에 오른다. ‘투란도트’ ‘라트라비아타’ ‘사랑의 묘약’이다. 공연 전막을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아리아 선율을 익숙하게 흥얼거릴 법한 작품이다.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유명한 ‘투란도트’는 다음달 8~10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펼쳐진다. ‘라보엠’ ‘나비부인’ 등을 작곡한 푸치니(1858~1924)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이다. 수수께끼로 구혼자들의 목숨을 앗아온 투란도트 공주가 진정한 사랑을 찾는 과정을 그린다.

이번 공연은 세계 3대 오페라축제로 꼽히는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과 솔오페라단이 공동 제작했다. 이탈리아 무대와 의상, 연출진, 성악가, 기술진을 고스란히 옮겨왔다. 금색과 붉은색, 검은색, 흰색을 주조로 꾸민 웅장하고 세련된 무대가 특징이다. 무대 배경 중 달의 움직임을 투란도트와 연결짓는 등 은유적인 연출로 감정선을 드러낼 예정이다.

전막과 아리아 공연을 통틀어 투란도트로만 1000회 이상 무대에 선 소프라노 조반나 카솔라가 이승은과 함께 투란도트 공주 역을 맡는다. 칼리프 왕자는 테너 루벤스 펠리차리와 신동원이 맡는다. 박지운 김해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가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세계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로 알려진 베르디(1813~1901)의 ‘라트라비아타’를 다음달 8~9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라트라비아타는 ‘고급 매춘부’ 비올레타와 순수한 청년 알프레도의 사랑 이야기다.

2014년 국립오페라단이 제작한 극을 임형진 연출이 재연출했다. 18세기 배경 원작을 1950년대로 옮겨왔다. 이야기 무대를 이전 작품이 보여준 사교계에서 일상으로 넓혔다. 비올레타의 폐결핵 장면은 건강 문제보다 피폐해진 심리 상태를 드러내도록 연출했다. 임 연출은 “동시대적인 무대로 현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비올레타는 소프라노 오미선과 이윤정이 노래한다. 알프레도 역은 테너 이재욱과 이상준, 아버지 제르몽 역은 바리톤 장유상과 이승왕이 번갈아 맡는다. 이병욱 지휘자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연주를 이끈다.

5월4~8일에는 서울시오페라단이 가에타노 도니체티(1797~1848)의 ‘사랑의 묘약’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시골 마을에 사는 젊은 남녀의 알콩달콩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귀에 익은 작품으로, 희극 오페라의 대명사격이다.

이탈리아 연출가 크리스티나 페출리가 극을 동화적으로 연출했다. 재미있고 밝은 극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거대한 금색 나무, 수많은 등불 기둥, 떠다니는 기구 등이 무대에 나온다. 한국과 서양 문화의 조화를 보여주도록 무대를 꾸몄다. 성악가들이 한복을 서양식으로 재해석한 의상을 입고 노래한다.

해외 활동에 주력해온 유명 음악가를 한 무대에서 볼 기회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성악 부문 우승을 차지한 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활약해온 소프라노 홍혜란의 국내 데뷔작이다. 약장수 둘카마라 역은 독일 뒤셀도르프 오페라단에서 데뷔한 이후 유럽에서 활동한 베이스 양희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맡았다. 오스트리아에서 활동 중인 민정기 지휘자가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을 지휘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