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 알짜회사 980곳…영업익 35조 넘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비상장 기업이 98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2014년 기준 영업이익 합계액(별도 재무제표 기준)은 35조533억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13조9250억원)의 3배에 육박했다.

11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신용평가가 2014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한 980개 기업을 추려 분석한 결과 매출액과 영업이익 평균은 각각 7224억원, 35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96%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5.07%)을 밑돌았다.

비상장 기업 가운데 자본총계 기준 상위 5대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한국수력원자력 농협금융지주 농협은행 호텔롯데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 상장 요건을 충족하는 계열사가 가장 많은 대기업 집단은 롯데그룹이다. 호텔롯데 롯데물산 롯데건설 등 17개 계열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비군’으로 분류됐다.

상장 요건을 충족하면서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웃도는 회사는 79곳으로 조사됐다.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3788억원) SK종합화학(3472억원) SK E&S(3086억원) 등은 2014년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웃돌았다. 부영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등 중견·신생기업도 알찬 실적을 올렸다. 1983년 출범한 건설업체 부영은 임대아파트 건설·분양에 주력해 2014년 410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2002년 출범한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게임 ‘크로스파이어’를 앞세워 같은 기간 34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가능한 기업 중 올 들어 상장을 추진하는 업체는 20여곳에 머물고 있다. 김성태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상장부장은 “실적이 안정적인 알짜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유인이 크지 않다”며 “소액주주의 간섭을 받기도 하고 공시의무도 져야 하는 만큼 상장을 꺼리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