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군사 활동 확대에 대한 유럽 각국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F-15 전투기 편대를 처음으로 핀란드에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 공군은 F-15 전투기 여섯 기로 구성된 편대와 공군 병사 100여 명을 오는 5월 9∼22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국경과 약 160㎞ 떨어진 핀란드 쿠오피오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15일 전했다.

이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을 안심시키고자 실시하는 '대서양 결의' 훈련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러시아와 약 1천300㎞ 길이 국경을 공유하는 핀란드는 NATO 회원국이 아니며 미국 F-15 전투기가 배치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공군 관계자는 "미국이 이번 훈련을 요청했다"며 "이 훈련은 대부분 노르웨이나 스웨덴 등 인접 국가에서 이뤄졌으며 핀란드에는 F-15를 훈련차 배치한 적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미국 외교협회(CFR)의 스티븐 세스타노비치 선임연구원은 "최근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동이 계속되면서 유럽 국가들은 국방력을 점검하는 한편 같은 우려를 공유하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런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며 "이들은 러시아의 압력에 직면하면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자문하면서 자신들을 도와 러시아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 미국에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스타노비치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시리아 내 군사활동 증대, 스칸디나비아 반도 인근 해역 내 잠수함 전력 전개 확대 등을 최근 러시아와 서유럽 간 긴장 수위 고조의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러시아는 최근의 긴장 고조가 미국, NATO, 유럽 국가들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는 지난 13일 "NATO의 러시아 정책은 적대적이고 불투명해서 혹자는 우리가 신냉전을 향해 미끄러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j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