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서정진의 뚝심 '가지 않은 길' 뚫었다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항체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국내 최초’ ‘유럽 최초’ 허가에 이어 바이오시밀러 개발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9일(현지시간) 자문위원회를 열어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명 인플렉트라)에 대해 ‘승인 권고’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DA 자문위원회는 허가 절차 최종 단계이며 승인 권고는 사실상 허가에 해당한다. FDA의 최종 허가는 오는 4월 이뤄질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기업 가운데 FDA 승인 권고를 받은 것은 셀트리온이 세계 최초다. 2014년 9월 유럽 판매승인을 받은 램시마는 글로벌 ‘빅2’시장인 유럽과 미국의 심사를 모두 통과하는 첫 바이오시밀러다. 2005년 이름도 생소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든 뒤 “문외한이 무슨 의약품 개발이냐”며 철저히 외면당하던 서정진 회장의 ‘뚝심 있는 승부수’가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FDA 자문위는 “램시마가 류머티즘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성인궤양성 대장염, 건선성 관절염 등의 치료 효과에서 오리지널 항체의약품인 레미케이드와 동등한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레미케이드는 2014년 89억달러어치가 팔린 존슨앤드존슨의 류머티즘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이를 복제한 바이오시밀러를 가장 먼저 개발했다. 램시마는 올 하반기부터 미국에서 레미케이드보다 30~40% 싼 가격에 판매될 예정이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자국 제약산업 보호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허가에 가장 보수적인 미국에서 최초로 승인 권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