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인 서울 장충동 과자점 태극당이 건물 리모델링을 마치고 11일 재개장했다.

태극당은 지난 2013년 별세한 창업주 신창근씨가 1946년 서울 중구 명동에 처음 세웠다.

이후 서울 종로와 혜화동 등 10여곳에 지점이 생겼고 1973년 지금의 장충동에 본점이 세워졌다.

그러나 1980∼1990년대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많이 생기면서 태극당은 지점을 모두 정리하고 본점만 남겼다.

태극당은 창업주의 아들 신광열(태극당 대표)씨와 아들 신경철 전무, 딸 신혜명 실장 등이 경영을 맡아 3대째 이어오고 있다.

태극당은 1층 매장을 제외한 건물 공사를 지난 6월 시작해 지난달 2일부터 매장 문을 닫고 본격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해왔다.

11일 오후 직접 찾은 태극당(중구 동호로24길 7)은 재개장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붐볐다.

매장 벽면, 안내판, 분위기 등은 그대로였고 전체적인 디자인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40년째 걸려있는 샹들리에도 깨끗하게 닦은 뒤 다시 걸었다.

단팥빵, 모나카 등 태극당의 인기 제품도 찾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았다.

달라진 점도 많았다.

예전에는 점원에게 원하는 제품을 달라고 말하는 구조였지만 다른 프랜차이즈 빵집처럼 쟁반에 고객이 직접 빵을 골라담는 형태로 바뀌었다.

피자빵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제품이 새로 등장했고 쿠키 종류도 20여종이나 늘어났다.

매대 뒤편에는 카페도 생겼다.

주방으로 쓰던 공간을 터서 카페를 마련해 노트북을 펼쳐 놓거나 담소를 나누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었다.

태극당은 기성세대에게 추억의 장소이자 젊은이들에게 호기심의 장소다.

잠실에 사는 박모(59·여)씨는 "어렸을 때부터 먹었던 빵인데 그 맛을 못잊어서 아직도 꾸준히 찾고 있다"며 "식빵도 맛있고 단팥빵은 더 맛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커다란 봉투에서 단팥빵을 꺼내 보여주며 "이 집 빵은 묵직하다"며 "그만큼 안에 재료가 많이 들어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 대학생 커플은 "태극당이 유명한데 오늘 재개장했다고 해서 와봤다"며 "원래 빵을 잘 안 먹는데 호기심에 와 봤다"고 전했다.

한편, 재개장을 하면서 일부 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적게는 100원부터 단팥빵의 경우에는 기존 1천500원에서 1천800원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우유 아이스크림이 든 태극당의 시그니처 상품, 모나카의 가격은 2천원 그대로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