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2016 시즌에 더욱 기대되는 선수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여자골프가 새로운 대형 스타 전인지(21·하이트진로)를 배출하며 2015 시즌의 막을 내렸다.

지난해 김효주(20·롯데)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한국여자골프는 김세영(22·미래에셋)에 이어 백규정(20·CJ오쇼핑)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로 진출한 뒤 올해에는 누가 새로운 스타가 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김효주. 백규정과 동갑내기인 고진영(20·넵스), 김민선(20·CJ오쇼핑)이 한국여자프골프(KLPGA) 투어에 남은 가운데 시즌 초반 전인지와 벌인 기싸움은 팽팽했다.

전인지가 올해 두 번째 대회인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먼저 우승컵을 들어올리자 고진영과 김민선도 질 수 없다는 듯 잇따라 우승을 신고했다.

여기에 이정민(23·비씨카드)까지 위너스 멤버에 가입하면서 2015년은 유례없는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전인지는 지난 5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의 메이저대회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탔고, 이 상승세는 시즌 내내 꺾일 줄 몰랐다.

더욱이 전인지는 7월에 열린 LPGA 투어 최고의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까지 제패했고, 얼마 뒤 열린 국내 투어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까지 우승, 일본과 미국, 한국을 돌며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US여자오픈 우승으로 내년 미국 무대 출전권을 확보한 전인지는 이후에도 멈추지 않고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전인지는 일본여자오픈에서도 우승했을 뿐 아니라 국내 무대에서 모두 5승을 쓸어담아 다승과 상금, 평균타수, 대상까지 휩쓸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한국여자골프에서는 최고의 스타 자리에 오른 선수가 그다음해 LPGA 투어에 진출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왔다.

이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흥행을 책임질 선수가 나올까라는 우려도 나왔다.

전인지가 내년 시즌 미국에 진출하지만 한국여자골프는 박성현(22·넵스)이라는 선수를 주목하고 있다.

박성현이 6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할 때만 해도 깜짝 우승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175㎝의 큰키에서 나오는 장타는 호쾌했지만 퍼트와 쇼트게임 실력, 위기관리 능력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박성현은 3개월 뒤 KDB대우증권 클래식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더니 10월에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우승, 주위의 불안한 시선을 불식시켰다.

더욱이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며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괄목상대할 정도의 실력 향상을 보여줬다.

"아직 미국 무대에 실력이 안 된다"라고 자평한 박성현은 내년에 국내 무대에 남아 전인지가 떠난 빈자리를 메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박성현과 함께 고진영, 김민선, 이정민의 반격도 기대할 만하다.

이들은 올 시즌 선전을 펼쳤지만 부상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올 시즌에 29개 대회가 열린 만큼 내년에도 이에 못지않게 많은 수의 대회가 열릴 전망이다.

부상 방지와 함께 체계적인 체력 관리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 내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