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의 태양광업체인 한화큐셀이 미국에서 추진한 5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가 연기됐다. 최근 중국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은 것을 계기로 중국 경기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업기반을 중국에 둔 자회사 한화솔라원, 한화솔라테크놀로지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게 원인이 됐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신규 설비투자를 위해 7월 중 5억달러 규모로 미국에서 유상증자를 할 예정이었으나 최근 이를 올해 4분기 이후로 연기했다. 한화큐셀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으며, 본사는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증시가 폭락하자 미국 투자자들이 중국에 제조기반을 둔 한화솔라원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 증시 안정 여부를 지켜본 뒤 이르면 10월에 유상증자를 재추진할 계획이지만 일정이 더 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2010년과 2012년 각각 한화솔라원(옛 중국 솔라펀홀딩스)과 한화큐셀(옛 독일 큐셀)을 인수한 뒤 올해 2월 한화큐셀로 합병했다. 두 기업이 합병한 데에는 태양광 선진국인 독일의 ‘큐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려는 목적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자회사인 한화솔라원테크놀로지가 웨이퍼를 제조하고, 한화솔라원이 모듈을 생산하는 등 중국 비중이 작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웨이퍼, 모듈 등을 제조·판매하는 수준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 운영하는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한화큐셀의 계획이 일부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큐셀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조금 늦어진다 하더라도 자금 흐름엔 문제가 없으며 계획된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