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증권업계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에 3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HMC투자증권은 30일 "대우조선해양이 2분기에 대규모 영업손실 기록했다"며 투자의견을 기존 '시장수익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1만6000원에서 6200원으로 크게 낮췄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회계법인 정밀심사로 추가적인 손실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2분기 말 미청구공사 잔액이 3조원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여전히 6조원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도 지금 진행되는 경영실사 과정에서 추가로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2만원에서 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2000억원에 불과해 추가적으로 손실이 나올 수 있고 자회사 청산 등 구조조정 비용도 더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선업황 부진이 지속돼 해양부문에서 저가 수주를 감행했고 설계능력과 경험이 부족해 공정 지연이 발생했다”며 “지난해 대량 수주한 LNG선 역시 초기 수주물량 일부에서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봤다.

유안타증권은 올 2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발표한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다양한 변수들이 남아 있어 합리적인 실적 추정이 불가능해졌다며 투자의견 제시를 잠정적으로 중단했다.

이 증권사 이재원 연구원은 "반잠수식 해양시추선인 송가(Songa) 프로젝트를 제외하고 문제가 된 프로젝트들의 종류와 진행율에 대해 아무런 정보가 없다"며 "향후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조선사들의 사례를 볼 때 이번이 마지막 빅배스(잠재손실을 모두 반영하는 회계기법)라고 단언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 연구원은 "이번 적자 발생으로 자본총계가 2조1000억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이 800%대로 상승하면서 유상증자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증자 주체와 규모는 매우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위해 2조원 안팎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가정한다면 대우조선해양의 적정주가를 5700원으로 추정할 수는 있지만, 변수가 너무 많다는 분석이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은 합리적 예측이 어려운 영역으로 들어가버렸다"며 "내년 현안 프로젝트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실적 가시성이 생겨날 때까지 잠정적으로 투자의견 제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