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지은희·허미정·강혜지, 저마다 '우승결의' 다져

"한국 선수들이 많으면 마음이 편안해요.다들 경쟁자이지만 모두 친구니까요"

156명 가운데 39명. 오는 9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한국계 선수의 숫자다.

출전 선수 가운데 25%다.

이 가운데 미국과 호주 국적을 가진 동포 선수 11명을 빼면 순수 한국 국적자는 28명에 달한다.

원래 29명이었지만 박세리(38·하나금융)가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해 한 명이 줄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한결같이 "서로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친구이지만 동시에 경쟁자"라며 저마다 우승 각오를 다졌다.

8일(현지시간) 랭커스터컨트리클럽에 나와 연습 샷을 가다듬던 김효주(20·롯데)는 "동료 한국 선수들이 많이 출전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김효주는 최근 중국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는 첫 출전이지만 재미있게 경기를 할 생각"이라며 "내 샷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국을 오가며 시합을 하는 탓에 늘 체력이 문제이지만 매번 시합 때마다 한결같은 마음가짐을 가지려 하고 있고, 이번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려 한다"면서 우승에 대한 각오을 내비쳤다.

2008년 박인비가 US여자오픈에 우승한 이듬해에 같은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지은희(29·한화)는 한국 선수 가운데 고참임에도 "이번 대회에 우승 경험도 있고, 매번 출전했지만, 각오가 새롭다"며 신인과 다름없는 결의를 다졌다.

지은희는 "메이저 대회답게 규모도 크고 러프도 다른 곳보다 길어 코스가 매우 어렵다"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컨디션 관리"라고 강조했다.

함께 시합에 나서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선 "당연히 같이 있어서 좋다"면서 언니로서의 여유를 보였다.

대회 연습장에서 앞뒤로 나란히 서서 샷을 다듬은 허미정(26·하나금융그룹)과 강혜지(25·한화)도 중간중간 서로 말을 걸어가며 연습할 정도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한 허미정은 "메이저 대회인 만큼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승 등 성적을 향한 '욕심'에 허미정은 "다들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고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기회 때는 욕심을 부리는' 것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큰 키에 준수한 외모를 지난 허미정은 "이번 대회에서는 검은색 신발에 맞춰 밝은 색 옷을 입을 생각"이라면서도 "이번 코스에 적합한 거리와 도수를 지닌 우드를 최종 선별하는데 막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내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2009년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한 강혜지는 우승 경력은 없지만 "늘 재미있게 경기에 임하는데 솔직히 잘 안 되면 화가 치민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강혜지 역시 "이 대회가 열리는 이번 코스는 처음이고, 코스가 어려워 실수하면 낭패이지만 실수만 없다면…"이라며 첫 승리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이번 대회 챔피언 우승 경험이 있는 한국계 선수 미셸 위(26·한국 이름 위성미)는 연습 내내 유명 골프강사인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조언을 받으며 샷을 가다듬어 눈길을 끌었다.

(랭커스터<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gija00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