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의 이유로 보직에서 물러난 김석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건강상의 이유로 보직에서 물러난 김석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 김민성 기자 ] 김석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실장(부사장)이 건강상 이유로 갑작스레 보직에서 물러났다.

2일 삼성전자는 김 실장이 최근 건강상 문제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혀 후임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최근 정상적인 출근을 할 수 없을만큼 극도로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지난해 12월 초 삼성 사장단 정기 인사 당시 조직 개편으로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실장은 당시 글로벌마케팅실장 겸 글로벌B2B센터장(부사장)으로 전사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해외 판로를 넓히고 있었다.

이어진 정기 조직개편에서 김 실장이 무선사업부 내 핵심 요직인 전략마케팅실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큰 업계 주목을 받았다. B2B 판로 개척 및 해외 마케팅 효과 극대화로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수익성을 다시 끌어올릴 인물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김 실장이 부임 한달만에 스스로 물러나면서 업계 의아함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최대 전략스마트폰 갤럭시 S6 공개가 한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갤럭시 S6는 다음달 2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모바일 기술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된다.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은 갤럭시 S6를 포함한 삼성전자가 개발·판매하는 전체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 및 소비자 선호도 조사, 시장 공략, 총괄 마케팅 등 방안을 통합수립한다. 무선사업부 내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내에서도 전 임직원의 보직 선호도가 가장 높은 핵심 부서로 알려져있다.

김 실장은 부임 후 한 달간 갤럭시 S6 마케팅 극대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마련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갤럭시 S6 흥행에 삼성그룹이 전사적 사활을 걸고 있는만큼 김 실장이 과중한 업부 부담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특히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은 전임이었던 이돈주 사장이 오래 맡아왔을만큼 사장급 임원이 관장하던 부서다. 비록 이 사장이 지난해 갤럭시S5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 악화의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이 사장은 신종균 IT·모바일(IM)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갤럭시 신화'를 일군 핵심 임원이었다.

이 탓에 부사장인 김 실장이 무선사업부 내 사장급이 이끄는 타 부서와 의견 조율에 난항을 겪었을 뿐만 아니라 전략마케팅실 조직 장악에도 어려움이 컸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김 실장이 물러난 것이 맞다"며 "오늘부로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 후임으로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영업을 총괄해온 이상철 부사장이 내정됐다. 후임을 하루만에 곧바로 앉혀 공백을 최소화할만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의 현재 역할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총괄은 지난해 5월 중남미총괄법인장(부사장)에서 독립국가연합(CIS)총괄로 이동한지 7개월만에 무선사업부 전략실을 이끌기 위해 국내에 돌아오게 됐다.

한편 박광기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팀장(부사장)도 2일 일신상 이유로 퇴직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팀장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실장에 이어 박 팀장까지 부사장 2명이 갑자기 사퇴하면서 삼성전자 실·팀장급 핵심 임원 진용에 추가 변동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