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끝난 2015 아시안컵 축구대회를 통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수문장으로 자리 잡은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준우승에 머문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현은 3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호주와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두 골을 내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우리나라는 결국 호주에 1-2로 패해 55년 만에 패권 탈환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김진현은 "언제든지 골을 내줄 수 있다고 각오했기 때문에 무실점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다"며 "무실점을 의식하면 경기력이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팀이 이기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김승규(울산 현대), 정성룡(수원 삼성) 등과의 주전 골키퍼 경쟁에서 승리했다는 평을 듣게 된 그는 "경쟁하면서 성장했다"며 "이번 대회에서 항상 뒤에서 응원한 동료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진현은 그러나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 대회가 끝이 아니기 때문에 라이벌 의식을 갖고 더 발전하고 박수받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로 연장전에 들어간 상황에 대해 그는 "승부차기 준비는 하지 않았다"며 "골을 내주지 않고 버티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는 가지도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실점 상황을 되짚은 김진현은 "짧은 1,2초 사이에 판단해야 하는데,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실점했다"며 "상황을 다시 되돌린다면 막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뒤늦은 후회를 했다.

그는 "첫 실점은 슛 거리가 길었기 때문에 상대 선수의 움직임이 보였다"며 "내 몸의 밸런스 때문에 오른쪽이 비었는데 침착하게 상대 움직임을 확인했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골에 대해서는 "(수비를 하던) 김진수가 체격이 좋은 편이 아닌데 몸이 좋은 상대 선수를 미리 커버했어야 했다"고 지적하며 "그 판단이 늦지 않았다면 막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김진현은 "축구는 순간에 이뤄지는 스포츠"라며 "이 경험으로 다음 대회는 더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경기가 끝난 뒤 '결승전 경험이 도움될 것'이라고 말해준 김봉수 코치님께 고맙다"며 "내가 더 미안했다"고 복잡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대한민국 축구 역사에서 무실점 우승 기록을 세우고 싶었다"는 김진현은 "아쉽고 또 아쉽다"며 준우승으로 끝난 이번 대회에 대한 미련을 숨기지 못했다.

(시드니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