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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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셀 코리아(Sell Korea)' 기조에도 꾸준히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종목이 있어 주목된다. 최근 주가 급락으로 '세일' 간판을 내건 종목과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수혜주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이 시장에 대한 접근보다 이같은 종목별 대응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 외인 장바구니 든 종목은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LG유플러스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닷새간 총 9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들어 10% 가량 하락했다. 한국전력이 LG파워콤 시절부터 갖고 있던 지분 1920만4688주가 오버행(물량 부담) 리스크로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오버행 리스크는 지난 8일 국내외 투자자에게 매각되면서 완전히 해소됐다.

또 4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보다 높은 1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할 것"이라며 "가입자당 월별 롱텀에볼루션(LTE) 데이터 사용량은 3분기에 3.8GB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최근 두 달여간 18% 급락한 삼성물산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이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물산 주식을 31억원 어치 매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와 4분기 호실적 전망에 힘입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들은 저유가 수혜주인 한국전력, 한전KPS, 대한항공 등 유틸리티와 항공주에도 매수를 집중했다. 이들 종목에는 총 115억원 어치의 외국인 자금이 쏠렸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유틸리티와 항공주는 유가 급락하면 원가가 절감되는 대표 수혜주다. 지난 6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유가는 40% 넘게 추락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배럴당 50달러 선으로 미끄러졌다.

◆ 국내 증시서 등 돌린 외인, 언제 돌아오나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주 코스피시장에서 748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가파르게 뛰면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그리스 정국 불안과 중국 증시 급락도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외국인의 '셀 코리아'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유동성 축소 절차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Fed는 지난 10월 이후 7일물 예금입찰 등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5000억달러 규모의 단기 유동성을 흡수하고 있다"며 "이는 월간 850억달러 규모의 3차 양적완화 6개월분과 맞먹는 규모"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를 반영해 미국 은행시스템의 초과지준 잔액은 지난 9월 고점에서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며 "초과지준의 감소는 Fed의 유동성 축소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굵직한 글로벌 이벤트들도 관망심리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에는 일본 조기 총선에 이어 그리스 조기 대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 증시 향방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외 이벤트들이 포진해 있어 관망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종목 선별에 나서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