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 7월부터 나이지리아에서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셰일오일 생산을 크게 늘리면서 고가의 아프리카산 원유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셰일 혁명’ 영향으로 미국에 원유 수출길이 끊긴 첫 산유국이 됐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7월 이후 나이지리아에서 수입한 원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는 4년 전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 캐나다,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과 함께 미국의 5대 원유 수입국 중 하나였다. 2006년 2월에는 하루 130만배럴의 원유를 미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이 늘면서 2012년 하루 50만배럴로 수출량이 줄었고, 올해 초에는 하루 10만배럴에 그쳤다.

2005년 하루 1080만배럴에 달했던 미국의 원유수입량은 올해 7월엔 760만배럴로 줄어들었다. 특히 나이지리아, 알제리, 리비아, 앙골라 등 유황 함량이 낮은 고품질 원유를 생산하는 아프리카 산유국으로부터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아프리카산 원유가 미국에서 생산되는 셰일오일과 성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반면 값싼 저품질 원유를 주로 생산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산 원유 수입은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를 지난해만큼 수입했고 쿠웨이트산 원유 수입은 더 늘렸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나이지리아는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들어 이들 4개국에 수출한 원유는 지난해보다 40% 증가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