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벨이 울리자…'중소형株'가 웃었다
연초부터 강세를 보인 중소형주들이 약세장에서 한층 빛을 발하고 있다.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고 외국인 수급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장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다만 주가 변동이 심한 중소형주의 특성을 고려해 성장성 높은 유망 종목으로 선택 폭을 좁히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소나기에도 맷집 ‘든든’

지난달 이후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5.55% 급락했다. 반면 중형주 지수는 0.1%, 소형주 지수는 1.15%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대형주 지수가 2% 넘게 떨어지는 동안 중소형주 지수는 보합 수준에서 버티는 맷집을 보여주고 있다.

삼익악기 삼진제약 신원 등 일부 종목은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난 2일 오히려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내 증시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가면 상대적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중소형주들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한국 및 이머징 증시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지난달 4일 이후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아이셰어즈MSCI이머징마켓(IEMG)ETF’는 자산이 꾸준히 늘고 있다”면서 “중소형주가 오히려 상대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헬스케어·중국·IT 부품이 열쇠

중소형주가 유망하다고는 하지만 주가가 크게 오른 종목도 많아 투자 대상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 주요 증권사 스몰캡팀들은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주, 중국 수혜주, 정보기술(IT) 부품주 등을 관심을 가질 만한 ‘숨은 진주’로 꼽았다.

특히 헬스케어 관련주 중에선 고령화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으로 투자 대상을 압축하라고 조언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치과용 의료장비업체인 바텍이 대표적이다. 내츄럴엔도텍(갱년기 치료제) 삼진제약(순환기질환 치료제) 등도 추천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전상용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 비중을 높여가는 업체들은 고령화와 중국 내수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면서 체성분 분석기업체인 인바디와 인공눈물업체 디에이치피코리아, 외과용 의료기기업체 세운메디칼 등을 추천했다. 세 종목 모두 기관과 외국인의 ‘러브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국 의류업체에 인수된 아비스타와 카지노용 디스플레이업체 토비스, IC칩업체 코나아이 등은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로 꼽힌다.

IT 부품주 중에선 반도체 장비주 외에 차별화된 제품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이 유망 종목으로 거론됐다. IBK투자증권은 휴대폰 카메라 부품업체인 나노스에 대해 “올해 매출이 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넘게 늘어날 전망”이라며 성장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광트랜시버 모듈업체 오이솔루션, 디지털 방송용 소프트웨어업체 알티캐스트 등 올해 상장된 새내기주도 해외 수출 등을 꾸준히 늘려나갈 종목으로 꼽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