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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축구가 연장 혈투 끝에 북한을 꺾고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은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임창우(22·대전)의 결승골로 1-0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용재(23·V바렌 나가사키)와 김승대(23·포항)가 공격 선봉에 나선 한국은 이재성(22·전북) 이종호(22·전남)를 좌우 날개로 배치해 경기 초반부터 북한의 측면을 공략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문전 혼전 중에 흘러나온 볼을 김영욱(23·전남)이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찬 게 골대를 벗어났고, 전반 40분 김승대의 오른쪽 코너킥을 이종호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헤딩 슛으로 연결했지만 북한 골키퍼 이명국에게 막혔다.

90분 동안 승부를 내지 못한 한국은 연장 후반 3분 부상으로 벤치를 지킨 김신욱(26·울산)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연장 전·후반 합쳐 30분이 지나도록 골은 어느 쪽에서도 터지지 않았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은 1분. 마지막 코너킥에서 승부가 갈렸다.
< 임창우가 끝냈다 >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임창우(15번)의 골이 터지자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임창우가 끝냈다 > 2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북한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임창우(15번)의 골이 터지자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대가 차올린 코너킥이 수비수 머리를 맞고 뒤로 흐르자 이용재가 골대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순간 북한의 이용직이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공을 손으로 쳤고, 서현욱이 가까스로 골대 바깥으로 차냈다. 공격에 실패하면 승부차기로 넘어갈 상황, 임창우의 오른발 강슛이 120분의 싸움을 마쳤다.

한국은 1978년 방콕 대회에서 북한과 결승전을 벌였던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0-0으로 비겨 연장전까지 치렀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규정이 없어 공동우승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을 상대로 2승1무1패를 기록했으며, 1970년 우승을 포함해 아시안게임 총 우승 4회로 이란과 함께 역대 최다 우승 타이기록을 작성했다.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농구 결승전에서 중국을 70-64로 이겼다.

한국은 3쿼터 종료 직전까지 52-52로 중국과 팽팽히 맞섰다. 그러다 3쿼터 종료와 함께 터진 양지희(30·우리은행)의 버저비터로 54-52로 리드를 잡은 채 4쿼터에 돌입했다. 3쿼터 내내 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을 치르다 버저비터로 기세를 올리고 4쿼터 초반부터 중국을 몰아붙여 승기를 잡았다.

이날 결승전에선 팀 주축인 30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주장을 맡은 최고참 이미선(35·삼성생명)을 비롯해 변연하 신정자 임영희(34·우리은행) 강영숙(33·우리은행) 등 30대 중반을 향해 가는 선수가 전체 12명 가운데 5명이다. 하은주(31·신한은행) 곽주영(30·신한은행) 양지희까지 더하면 30대 선수는 절반을 훌쩍 넘는 8명까지 늘어난다.

주장 이미선은 노련한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전체적인 공수 흐름을 조율했고 변연하와 임영희는 외곽에서, 신정자와 하은주는 골 밑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한국 여자 배구도 중국을 꺾고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다.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배구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중국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13, 25-21)으로 제압했다. 한국 대표팀은 1998년 방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4개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중국의 5연패를 저지했다. ‘배구 여제’ 김연경(26·터키 페네르바체)이 양팀 최다 26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