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정상회담 성사 위해 일본의 진정성 있는 행동 요구
기시다 "위안부 해결 노력" "고노담화 수정없다"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만나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으나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 내에 마련된 양자회담 부스에서 만나 양국 관계, 북한문제 등 주요 현안과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두 장관의 만남은 8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 한 달 반만으로, 예정시간을 20분 넘긴 35분 동안 이어졌다.

이날 회담은 지난 19일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가 한일정상회담을 공식 제의한 이후 열려 관심이 쏠렸다.

기시다 외무상은 회담에서 윤 장관에게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하자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윤 장관은 군 위안부를 포함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을 다시 전달했다.

이에 대해 기시다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 놓았다.

기시다 외무상은 또 일본 정부가 고노담화를 수정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던 입장을 외무상이 재확인한 것이다.

이날 회담에는 미·일 안보 가이드라인 제정과 관련한 양국의 협의도 의제로 올랐다.

윤 장관이 우리의 입장을 투명하게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자 기시다 외무상은 한국과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두 장관은 또 북한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자는 데 입장을 같이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납치문제 및 북핵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우리나라가 취하고 있는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와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진행중인 소송의 영향에 대해 우려하면서 한국측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두 장관의 회담은 일본측의 요청에 따라 급하게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8월에 회담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는 회담을 고려하지 않았으나 일본측이 짧은 시간이나마 회동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본부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