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비즈니스호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비즈니스호텔은 1급 또는 특2급(무궁화 3~4개) 호텔로 특급호텔(무궁화 5개)에 비해 부대시설은 적지만 숙박비가 저렴해 중국인 관광객(유커)과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 신라 파르나스 등 대기업 계열 호텔들도 사업의 중심축을 특급호텔에서 비즈니스호텔로 옮겨가고 있는 추세다.

신라호텔은 다음달 1일 서울 테헤란로에 ‘신라스테이 역삼’을 개장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신라스테이 역삼은 신라호텔이 서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비즈니스호텔이다. 호텔 측은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본격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몰려드는 유커…달아오른 '비즈니스 호텔 전쟁'
신라호텔은 신라스테이 역삼의 전 객실에 100% 헝가리산 거위털 침구류와 미국 화장품 브랜드 아베다의 욕실용품 등 특급호텔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제품을 비치했다. 일본 도쿄의 미쓰이 가든 긴자 등 여러 호텔을 디자인한 이탈리아 건축가 피에로 리소니가 가구 조명 등 호텔 내부를 디자인했다.

숙박비는 20만원대 초반으로 기존 신라호텔의 절반 수준이다. 김태흥 신라스테이 역삼 총지배인은 “합리적인 가격에 숙박하기를 원하는 기업인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주요 고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라호텔은 내년 4개, 2016년 4개 등 8개의 신라스테이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지난해 문을 연 신라스테이 동탄까지 합쳐 2년 안에 비즈니스호텔을 10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신라호텔이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중저가 숙박 수요가 증가해 비즈니스호텔 붐을 낳고 있다.

비즈니스호텔은 숙박비가 10만~20만원대 초반으로 특급호텔의 절반 이하여서 숙박에 큰돈을 쓰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한 중국인과 동남아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서울 익선동에 있는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인사동’은 전체 투숙객의 40%가량이 중국인이다. 나인트리호텔은 투숙객의 80% 이상이 싱가포르 대만 등 동남아 관광객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과거 특급호텔의 주 고객이던 일본인 관광객이 2012년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서 중국인 등 중저가 숙박 수요에 주목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호텔은 2009년 ‘롯데시티호텔’이라는 브랜드를 만들면서 비즈니스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마포, 구로, 김포공항, 제주, 대전 등지에 롯데시티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장교동과 퇴계로에도 내년 하반기 개장을 목표로 비즈니스호텔을 짓고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파르나스호텔은 서울 명동에 2012년 12월 비즈니스호텔인 ‘나인트리호텔’을 개장한 데 이어 2016년 서울 초동에 ‘나인트리 명동시티센터’를 열 계획이다. 프랑스 호텔기업 아코르 계열의 중저가 호텔 브랜드인 이비스는 올해 말 서울 명동과 동대문에 각각 ‘이비스 스타일’과 ‘이비스 버젯’을 개장할 예정이다.

시설과 서비스 수준이 비즈니스호텔보다 낮은 2급 이하 호텔도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8월까지 서울에는 23개 호텔이 새로 생겼다. 객실 수로는 2090개다. 소공동 롯데호텔이 두 개 생긴 셈이다. 이미 지난해 연간 객실 증가 규모(1311개)를 넘어섰다. 연말까지 49개 호텔, 6700개 객실이 더 생길 예정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