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기 노선 중심으로 운영되는 무안국제공항 청사가 이용객들이 적어 썰렁하다. 무안=최성국 기자
부정기 노선 중심으로 운영되는 무안국제공항 청사가 이용객들이 적어 썰렁하다. 무안=최성국 기자
“여기 직원 없나요?” 지난 20일 오전 9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2층 출국장에 들어선 중국인 관광 가이드 쑨랴오링 씨(24)는 다급하게 공항 직원을 찾았다. 함께 온 중국 관광객 50여명의 오전 11시25분발 톈진행 비행기 탑승수속을 하는 출국장이 텅 비었기 때문이다.

그는 “국제공항에선 늦어도 3시간 전에 출국수속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서둘러 공항에 왔는데 직원이 없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직원보다 적은 공항 이용객

이용객보다 직원이 많은 '無顔'공항
개항 7년째인 무안국제공항은 하루 서너 번만 공항 기능을 하고 있다. 직원들도 이용객이 오면 그때만 일한다. 공항에서 이착륙하는 항공기는 국내선(제주)을 포함해 주 28편으로 하루 평균 4편꼴이다. 매주 2편의 국내선을 제외하면 베이징, 상하이, 톈진, 선양 등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부정기 노선이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무안공항은 ‘부정기 공항’으로 불린다. 공항 이용객은 하루 평균 300여명으로 공항 직원 365명보다도 적다.

총사업비 3056억원을 들여 2007년 11월 265만㎡규모로 문을 연 무안공항은 7년째 공항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당초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우려 속에서 연간 519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됐지만 연간 10만명 남짓이 이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용객이 많은 광주에서 자동차로 40분 이상 떨어져 있고 운항편수도 적은 것이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 이유라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이용객이 적다 보니 공항 수입으로 매년 인건비 등 유지·관리비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매년 70억원이 넘는 적자를 내고 있다.

○해외 정기노선 확대 필요

무안공항은 지난해 중국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용객 13만명을 달성했다. 올해는 15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무안공항은 연간 40만명이 이용해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다. 지금처럼 연간 이용객이 10만명대에 계속 머무르면 적자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게 공항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공항 이용객이 다소 늘어난 것도 전남도와 광주시가 지원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운항손실보조금, 재정지원, 전세기 임차비, 인바운드여행사 인센티브 등으로 연간 13억원을 지원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연간 50억원을 지원하는 양양공항에 비해 적은 금액”이라며 “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에 맞춰 지원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안공항이 지방자치단체의 투자 지원 없이 정상 운영되기는 힘든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금현 한국공항공사 무안지사장은 “무안공항 활성화의 선결과제로 광주공항 국내선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중국 관광객을 위한 ‘환승 무비자입국 공항’ 지정, 광주시 등 지자체의 중국 관광객 유치 노력 등으로 앞으로 무안공항을 이용하는 중국 관광객 증가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강석 한서대 항공교통학과 교수는 “무안공항을 포함한 국내 10개 지방 적자 공항은 국내선보다 국제선에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안=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