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1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과 평화통일 △동북아 협력 △북한 인권과 탈북민 △위안부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 현안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유엔 회원국들의 지원과 동참을 촉구했다. 연설은 15분가량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전체 연설 중 3분의 1 정도를 평화통일에 대한 국제사회 지원을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박 대통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세계가 함께 나서 주시기 바란다”며 현 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건설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단절의 상징인 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해 한반도의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한다”며 “이 과정에 유엔이 앞장서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 주도 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해 공원을 만든다면 그것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통일된 한반도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출발점이자 인권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며 안정 속에 협력하는 동북아를 만드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통일은 그 자체로 유엔의 설립 목표와 가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과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의 심각한 위협일 뿐 아니라 핵비확산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며 북한에 핵 포기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다자회의에선 처음으로 북한의 인권 및 탈북민 문제도 공식 거론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가 우려를 갖고 있는 인권문제 중 하나가 북한 인권”이라며 지난 3월 유엔 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상의 권고사항을 채택한 것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국제사회는 COI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며 “유엔이 한국에 설치할 북한 인권사무소가 이런 노력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탈북민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탈북민들이 자유 의사에 따라 목적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엔 해당기구와 관련 국가들이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우회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다자회의 공식 석상에서 이례적으로 위안부 문제도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레바논 등 분쟁지역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여성과 아동들의 인도주의적 피해 방지 중요성을 거론하면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마친 뒤 이날 오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재하는 ‘외국인 테러 전투원 문제’ 주제의 유엔 안보리 정상급 회의에 참석했다. 한국은 1996~1997년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했고, 작년 1월부터 두 번째 활동을 하고 있지만 한국 정상이 안보리에서 발언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뉴욕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코리아 소사이어티,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국 외교협회(CFR), 미국 외교정책협의회(NCAFP), 미국 외교정책협회(FPA) 등 유수 싱크탱크 대표들과 간담회를 했다.

유엔본부=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