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먼저 유망中企 찾아 나서야"
“은행이 먼저 적극적으로 잠재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 지원해야 합니다.”

김장학 광주은행장(사진)은 24일 서울 무교동 광주은행 서울영업점에서 기자와 만나 “당장 눈에 보이는 기업 실적과 현금 흐름 등도 봐야 하지만 그 기업이 얼마나 좋은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행이 먼저 ‘보신주의’에서 벗어나 유망한 중소기업에 다가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기업도 은행 등 금융회사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은행에서 중소기업 담당 부행장으로 일할 때 다음날 돌아올 어음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상담을 받으려 하기보다 회사 기술력이 얼마나 우수한지만 설명하는 기업체 대표들을 봤다”며 “중소기업도 평소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듯 금융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금융서비스를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기업과 금융회사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14 중소기업 금융박람회’가 그것이다. 금융권이 중소기업을 위해 처음으로 마련한 금융박람회다.

박람회에선 중소기업 소상공인 창업자 등을 위한 금융 상담과 실무 교육 등이 이뤄진다. 대출 보증뿐 아니라 수출입·외환, 창업·벤처, 여성기업인 등을 위한 상담 부스까지 마련했다. 김 행장은 “은행과 기업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김 행장은 지난 1년간의 소회도 털어놨다. 그는 “민영화를 앞두고 기존 자산(작년 말 기준 22조원)에서 저수익성 자산을 1조원 가까이 줄이는 등 은행 체질을 건강하게 바꾸는 데 온 힘을 쏟았다”며 “덩치는 조금 줄었지만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61억원으로 오히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2조원의 신규 대출을 해줬는데 이 중 6000억원을 제조 중소기업에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김 행장에게 남은 숙제는 광주은행 민영화 마무리 작업이다. 다음달 금융당국의 JB금융그룹 자회사 편입 승인이 끝나면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그는 “어려운 여정 속에 민영화가 완수돼 큰 보람을 느낀다”며 “지금까지 광주은행은 중소기업 영업 쪽에, 전북은행은 개인 영업 쪽에 특화돼 온 만큼 앞으로도 시너지를 내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