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 대체 부지 발표가 미뤄지면서 예상 후보지의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반발 여론만 커지고 있다.인천시는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대체할 매립지 부지를 애초 이달안에 발표할 예정이었다가 다음달로 미뤘다.

시 관계자는 “대체 매립지 부지방안에 대한 확정안이 아직 안나왔다”며 “인천아시안게임 이후를 발표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시가 연구 용역을 거쳐 선정한 예상 후보지는 옹진군 신도·시도·모도, 영흥도, 남동구 논현동, 중구 영종도, 서구 수도권매립지 등 5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발표를 미루는 사이 대체 매립지를 둘러싼 소문만 무성하면서 후보지 여기저기서 ‘매립지 결사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유력 후보지 설이 나오는 영흥도의 경우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옹진군은 이달 초 보도자료를 내고 ‘영흥도 등 우리 지역에 매립장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흥도 주민들도 ‘쓰레기 대체 매립지 및 폐기물처리시설 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천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화력발전소로 이미 고통을 받고 있는데 매립지까지 들어서면 관광업과 농·어업에 종사하는 도서민의 생계에 타격을 입게 된다"며 결사반대를 주장했다.

영흥도에 매립지가 조성될 경우 폐기물 수송도로가 지나게 될 경기도 시흥시와 안산시 등 인근 도시에서도 주민의 반대 여론이 일고 있다.

영종도에도 대체부지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도 ‘대체 매립지 영종도 절대 반대’라는 성명을 최근 냈다. 영종도 주민자치위원회는 “대한민국 관문으로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영종도에 매립지를 조성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인천시가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체 매립지를 끝까지 추진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는 여론도 있다.

대체 매립지를 지으려면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야 하는데 기존 서구 수도권매립지를 연장해 쓰자는 환경부가 협조할지 미지수이다. 대체 매립지 부지 지역의 주민을 설득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과제이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24일 “관련법에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이 2016년까지로 명시됐기 때문에 대체 매립지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수도권매립지를 사용해 온 서울시와 경기도에는 수차례 공문으로 대체 매립지 조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