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3일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고위급회의’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23일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고위급회의’에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3일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대화를 제의했다.

윤 장관은 이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주재로 뉴욕 맨해튼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주요국 외무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북한 인권 관련 고위급회의’에서 “남북 간 인권과 인도적 문제 전반에 대한 포괄적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윤 장관은 “북한이 진정으로 인권을 주장하고자 한다면 유엔 인권 메커니즘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납북자 문제, 국군포로 및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장관은 또 국제사회의 요청에 부응해 북한 인권 사무소를 한국에 개소하기 위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제69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북한 인권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과 미국 외에도 일본, 호주 외교장관과 알 후세인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 각국 정부 및 시민단체 인사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탈북민 대표로 신동혁 씨가 북한의 인권에 대해 증언했다.

북한 인권 관련 주요국 외무장관들이 모여 고위급 회담을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케리 장관은 이날 북한의 정치범 강제 수용소를 ‘사악한 제도(evil system)’라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폐쇄를 촉구했다.

그는 “북한에서 고문과 낙태 등 인권 침해가 광범위하게, 조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국제사회가 하나의 목소리로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고위급회의에 참석을 요구했으나 한국 정부를 비롯한 참가국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이심기 특파원/전예진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