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한경 포커스TV'의 영상취재가 병행됐습니다. (문화레저팀 영상취재파트 plustv@hankyung.com)
(주)탑전지 노환진 대표
(주)탑전지 노환진 대표
[이선우 기자] "아직 설립 2년차에 불과하지만 전지분야 연구개발 경력 10년 이상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전문성과 기술력은 여느 글로벌 기업이 부럽지 않습니다"

탑전지는 지난 2012년 처음 문을 연 신생 벤처기업이다. 노환진 대표는 "이제 설립 2년차에 불과한 신생기업이지만 전문성과 기술력 만큼은 여느 대기업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며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해 스스로 시장을 만들어 가는 선도기업이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탑전지는 국내 최초로 리튬인산철 이차전지 개발에 성공했다.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기업에 전지를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 정부의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충전인프라 확충사업 참여도 구체화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해답으로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강조하는 탑전지의 노환진 대표를 한경 포커스TV에서 만나 신생기업으로서의 생존전략과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탑전지는 어떤 회사인가?

리튬이온 전지를 개발,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적합한 고출력 리튬인산철 전지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생산하고 있다. 2012년 폐업한 A123 시스템 코리아의 기술진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 이천에 연간 25MWh의 대용량 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동화 라인과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 전극공장을 가동 중이다.

○ 대기업 일색의 이차전지 시장에서 나름의 전략이 있을 것 같은데.

우리는 고출력, 고안전성, 장수명 등 성능이 우수한 전지를 개발해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특히 고출력 리튬인산철 전지는 주파수 조정용 에너지저장장치, 마이크로하이브리드 자동차, 요트, 스포츠카 등 고급엔진의 시동용, 산업용 청소기 등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현재 우리는 전지의 성능은 높이면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미래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소재 개발사업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이미 탄소코팅 집전체와 리드탭은 상품화에 성공하지 않았나?

그동안 개발과 투자를 이어간 결과, 나노 탄소를 코팅한 집전체 소재를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집전체는 알루미늄 포장재 전문기업인 동원시스템즈와 협력해 생산체제를 구축하며 상품화에 성공했다. 리드탭 부품의 경우 과거 경험을 살려 제품 개발에 성공한 경우로 현재 일괄 고속 자동화 라인을 개발해 대기업 등에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지금까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고용량 실리콘 전극개발과 특수 알루미늄캔 개발에서도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대형 이차전지 시장은 성장가능성 만큼이나 경쟁도 치열한 분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그래서 우리는 일찍이 다른 경쟁업체 보다 성능이 뛰어난 리튬인산철 전지 개발에 주력했다. 다른 소재에 비해 전도성이 떨어지고 제조공정이 어려운 리튬인산철의 단점을 나노 탄소잉크를 코팅한 집전체 소재를 자체 개발해 극복했다. 이 집전체 소재를 적용함으로서 리튬인산철 전지의 출력은 물론 수명과 균일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와 같은 성과를 낼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대용량 이차전지 시장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때문에 소재와 부품 등 앞으로 개발이 필요한 분야가 많다. 이차전지 분야는 특히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 탑전지는 이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어 시장의 흐름은 물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 개발된 소재를 자체 전지에 적용해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유리한 조건이다.

○ 앞으로 해외진출도 고려하고 있나?

과거 에너랜드 시절 무선 모형비행기에 쓰이는 전지를 미국, 유럽 등에 공급한 경험이 있다. 일본에는 이미 제품을 공급하고 있고 미국, 유럽 시장진출을 위한 준비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이미 영어, 중국어 구사가 가능한 인력도 보유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올 하반기부터는 그 동안 개발해 온 제품들을 통한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회사 규모를 키우기 위한 투자유치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국내와 일본에서 몇몇 투자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생산능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인력 충원도 검토 중이다.

이선우 한경닷컴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