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정명훈 서울시향 감독, 20억 리조트회원권 소송 승소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정명훈 씨(61·사진)가 거액의 리조트 회원권 대금 반환을 놓고 리조트 분양사와 벌인 법적 다툼에서 이겼다.

서울서부지법 제13민사부(부장판사 박재현)는 정씨 부부가 “계약조건을 위반했다”며 분양사인 보광제주를 상대로 제기한 22억4000만원의 회원권 대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보광제주는 정씨 부부에게 각각 11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12일 선고했다.

정씨 부부는 2008년 9월 제주 휘닉스아일랜드 내 고급 별장단지인 ‘힐리우스’의 별장 한 채를 분양받았다. 20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보광제주 측으로부터 회원권 대금을 돌려받는 조건이었다. 아울러 정씨는 ‘(분양 조건에) 외부인의 힐리우스 출입을 철저히 금지하는 등 조용하고 독립된 분위기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부터 정씨 부부가 분양받은 힐리우스 별장과 가까운 곳에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5층짜리 휴양콘도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에 정씨는 “갑자기 별장 주변이 개발되면서 계약조건이 지켜질 수 없게 됐다”며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보광제주 측은 “조망권을 확보하는 것은 부수적인 콘도 이용 계약 조건에 해당하는 점 등을 들어 계약해지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광제주 측이 리조트에서 섭지코지의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고 홍보했고 계약 당시 신규 건축계획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정씨 부부에게 작성해줬다”며 “힐리우스 별장 일부가 콘도에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보광제주 측이 당초 계약조건을 이행할 수 없게 됐다”고 판결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