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 골퍼' 윤채영(27·한화)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했다.

윤채 영은 20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 동·서코스(파72·6천522야드)에서 열린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김해림(25·하이마트), 장수연(20·롯데마트)과 동타를 이룬 뒤 첫 번째 연장전에서 승리,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2006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하며 뛰어난 미모와 패션 감각으로 특히 주목받아온 윤채영은 숨 막히는 연장 승부 끝에 마침내 '우승 선수' 대열에 합류했다.

막판까지 리더보드 맨 위의 이름이 수시로 바뀌는 혼전 속에 윤채영도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내려오기를 반복하며 마음을 졸였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그는 13번홀(파4)에서 10m 이상의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정상에 도전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홀(파4)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며 박인비(26·KB금융그룹), 김해림, 장수연, 이다솜(25·한화)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해림과 장수연이 잇달아 타수를 줄이며 밀려난 윤채영은 15번홀(파5)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다시 선두 그룹에 합류했지만, 16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린 여파로 보기를 적어내 3위로 밀렸다.

하지만 17번홀(파3)의 극적인 버디로 김해림, 장수연과 다시 공동 선두를 꿰찬 그는 18번홀(파4)에서 파를 지켜내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공교롭게도 생애 첫 승에 도전하는 선수들이 나란히 연장전에 나선 가운데 셋 중 가장 오래 '우승 갈증'에 시달린 윤채영의 절박함이 통했다.

윤채영은 18번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m가량에 떨어뜨렸고, 침착하게 버디 퍼트까지 집어넣으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인 박인비는 3번홀(파3·175야드)의 홀인원을 포함해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0언더파 205타로 이다솜과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3승을 노리던 신인 백규정(19·CJ오쇼핑)과 대상 포인트 1위 김효주(19·롯데)는 공동 6위(8언더파 208타)에 올랐다.

공동 27위(4언더파 212타)에 자리한 전인지(20·하이트진로)는 17번홀(파3·172야드)에서 짜릿한 홀인원을 기록해 이날만 홀인원의 주인공이 2명 나왔다.

(제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