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분담금이 3년 전 예상 금액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일대. 한경DB
재건축 분담금이 3년 전 예상 금액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2단지 일대. 한경DB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 재건축단지인 개포주공 저층 단지의 재건축 추가 분담금이 당초 예상보다 최고 1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매수세가 끊기다시피 하면서 매매가격이 약세로 돌아섰다. 현 시세가 인근 새 아파트 시세와 별 차이가 없어 당분간 집값이 반등하기는 어렵다고 인근 중개업소들은 전망했다.

○추가 분담금 최고 1억원 증가

2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2단지와 3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조합원 분양신청에 앞서 예상 추가 분담금을 공개했다. 개포주공2단지의 예상 추가 분담금은 2011년 추정치에 비해 7000만~1억원 정도 늘어났다. 당시 재건축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을 위해 예상 분담금을 공개했다. 53㎡ 소유자가 전용 84㎡에 입주할 때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은 2011년 기준 1억1913만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2억1542만원으로, 1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63㎡ 소유자가 84㎡를 선택했을 때의 분담금도 2011년에는 1380만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나왔지만 이번에는 9308만원을 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개포주공3단지의 추가 분담금은 2011년 추정치에 비해 평형별로 3000만~5000만원 정도 높아졌다. 시공사 관계자는 “기부채납 부담, 원자재값 상승,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예정보다 늘어나면서 조합원들의 부담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개포시영 개포주공4단지 개포주공1단지 등 아직 예상 추가 분담금을 공개하지 않은 다른 단지들도 공사비 등 재건축 환경에 큰 차이가 없어 당초 제시했던 것보다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1억 예상했는데 1억을 더 내라네요" 개포 재건축 '분담금 쇼크'…매매 끊겼다
○매매호가 약세 전환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으로 이들 아파트를 사는 것은 현재 상황에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개포주공2단지 53㎡의 현재 호가는 7억9000만원 수준이다. 84㎡에 입주하려면 추가로 2억1542만원을 내야 한다. 총 매입금액(세금 등 부대비용 제외)이 10억542만원에 달하는 것이다. 인근 대치동 새 아파트들의 매매호가는 10억원 중반~11억원 후반 수준이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84㎡는 10억원 중반~11억원 중반을 호가한다. 도곡렉슬은 11억~11억원 후반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4년 후에나 입주가 가능하다는 약점도 있다”며 “은행 이자율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 추가 분담금이 공개되자 매매호가는 약세로 돌아섰다. 개포주공2단지 53㎡는 6월 초 8억원에서 1일 현재 7억9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됐다. 개포주공2단지 25㎡는 같은 기간 4억9000만원에서 4억6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향후 재건축 순항 여부는 조합원들이 높아진 추가 분담금을 받아들이느냐에 달렸다”고 전망했다.

개포주공2·3단지 재건축조합은 이르면 연말부터 이주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개포주공3단지는 지난달 16일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있고, 개포주공2단지는 1일부터 분양신청 접수에 들어갔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