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지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안과 외국인 수급 사이에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 내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밤 사이 미국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댄 외국인 매수 기조가 강해 2000선 안착을 위한 시도는 계속될 전망이다.

◆ 이라크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 2% 급등

전날 코스피는 네 마녀의 날(동시만기)과 한은 금리결정이라는 주요 이벤트를 무사히 넘겼다. 기관이 1000억 원 넘는 물량을 쏟아냈음에도 외국인이 매수로 맞서 2010선을 지켜냈다.

이날 코스피지수에는 이라크 사태라는 복병이 자리잡고 있다.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이 이라크 내 원유도시 키르쿠크를 점령한 뒤 수도 바그다드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불안이 커지는 상황.

이란은 이라크 정부를 돕기 위해 군대 파병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방법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상품 가격 상승 등을 통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밤사이 미국 증시 하락 등으로 코스피도 장 초반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라크發 긴장 탓에 국제 유가는 2% 이상 급등했다. 전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2% 오른 배럴당 106.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18일 이후 최고치다.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1% 오른 온스당 1273.60달러를 기록했다.

◆ 외국인 매수 장기화 전망…박스권 돌파 가능성↑

김 연구원은 그러나 앞선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확인했듯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 방향 자체를 흔들만큼의 파괴력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시적인 변동성에 그칠 뿐 장기적으로 코스피에 악재가 될만한 요인은 아니다"며 "글로벌 경기회복과 양호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이달 안에 강한 상승장이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20일 넘게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매수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데 보다 주목한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과 중국 경기 부양책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서다.

국내적으로도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률 전망과 펀더멘털의 안정성(경상수지 흑자), MSCI 지수 변경을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가 외국인 관심도를 높여준다는 판단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코스피 2000선 돌파 이후 수급 동력이 약해진 것과 달리 최근에는 2000선으로 올라선 이후에도 양호한 수급이 유지되고 있다"며 "그만큼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투자심리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기 박스권 상단부인 2050선 돌파 시도를 목표로 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