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 17번홀(파3). 해저드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인 이 홀은 135야드에 불과하지만 변화무쌍한 바람으로 인해 거리를 맞추기가 힘들다. 한경DB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 17번홀(파3). 해저드로 둘러싸인 ‘아일랜드 그린’인 이 홀은 135야드에 불과하지만 변화무쌍한 바람으로 인해 거리를 맞추기가 힘들다. 한경DB
세계 프로골프 최고 총상금인 1000만달러(약 103억원)짜리 대회가 8일 밤(한국시간) 막을 올린다. 우승상금만 180만달러(약 18억5000만원)로 미국 LPGA투어 한 대회 평균 총상금(160만달러)보다 많다. 국내 남자 프로골프 메이저대회 총상금이 10억원이고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의 단일 대회 평균 총상금이 5억원(메이저대회는 7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1000만달러짜리 대회 올해 2개 열려

'제5의 메이저'플레이어스챔피언십 8일 개막, 1000만弗 '골프大戰'…우승 잭팟 주인공은?
미국 PGA투어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의 총상금을 지난해 950만달러에서 올해부터 1000만달러로 증액했다. 오는 8월 개최되는 메이저대회 PGA챔피언십 총상금도 지난해 800만달러에서 1000만달러로 늘려 두 대회가 세계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1000만달러짜리 대회가 됐다.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는 지난해까지 총상금 800만달러였으나 올해부터 900만달러가 됐고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3개 대회(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캐딜락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도 각각 900만달러다. WGC시리즈 가운데 HSBC챔피언스는 850만달러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등 2개의 메이저대회와 플레이오프 4개 대회(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챔피언십, BMW챔피언십, 투어챔피언십) 등은 각각 800만달러로 책정돼 있다.

◆우즈 불참으로 흥행 비상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최고 상금 대회로 열리지만 지난해 챔피언 타이거 우즈(미국)의 불참으로 대회 흥행은 비관적이다. 우즈는 지난해 나흘간 드라이버를 딱 한 번만 잡는 전략으로 2001년 이후 12년 만에 우승컵을 탈환했다.

허리 수술을 받은 뒤 활동을 중단한 우즈는 6일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근황을 알렸다. 우즈는 “수술 후 통증이 남아 있지만 서서히 회복하고 있으며 이번주 열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타이틀을 방어하지 못해 유감스럽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지만 특히 자신이 디펜딩 챔피언일 때는 더욱 그렇다”며 아쉬워했다.

우즈는 복귀 시기에 대해 “이번 여름에 복귀하고 싶지만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다”며 “의사의 지시를 따르며 재활 훈련 등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우즈가 2위로 밀려날지도 관심사다. 랭킹 2위 애덤 스콧(호주)이 우승하면 생애 처음 랭킹 1위에 오를 수 있다.

◆추운 날씨로 그린 최악의 상태

대회 장소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는 아일랜드 그린인 17번홀(파3·135야드)로 유명하다. 워터 해저드로 둘러싸인 이 홀은 PGA투어가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료를 집계한 결과 4803차례의 티샷 가운데 10.9%인 525개가 물에 빠졌다.

지난해에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마지막날 16번홀(파5)까지 우즈와 공동 선두를 달리다 여기서 볼을 두 차례 물에 빠뜨리며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삼켰다. 최근 플로리다주에 추위가 닥쳐 코스 내 그린이 상당히 손상된 상태다. 4, 11, 12번홀은 연습라운드 때 사용 불가 조치까지 내려졌다.

한국 선수로는 2011년 우승자 최경주(44·SK텔레콤)를 비롯해 배상문(28), 노승열(23), 이동환(27·CJ오쇼핑), 양용은(42·KB금융그룹), 위창수(42)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교포 선수로는 케빈 나(31), 존 허(24), 제임스 한(32), 리처드 리(27)가 출전한다.

취리히클래식에서 투어 첫 우승을 차지한 노승열은 지난주말 웰스파고챔피언십에서 커트 탈락의 아픔을 당했으나 최근 샷 감각이 최고조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균 드라이버샷 295야드로 투어랭킹 45위를 기록 중이고 그린 적중률을 69.39%로 끌어올려 이 부문 랭킹 15위에 올라 있다. 특히 벙커 세이브율(벙커에 빠진 뒤 파 이하의 스코어 기록)은 67.61%로 투어랭킹 1위다.

이번 대회는 정규라운드 후 동타자가 나오면 16~18번홀 3개홀에서 연장전을 치러 타수 합산으로 우승자를 가린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