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108주
동국대 상징인 코끼리상
동국대 상징인 코끼리상
년을 맞은 동국대 등 주요 대학이 세월호 참사로 기념일 관련 행사를 대폭 축소키로 했다. 대학별로 남다른 의미가 있는 행사지만 사회적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동국대는 7일부터 사흘간 108주년 행사를 치른다. 인생에서 가장 괴롭고 고통스러운 것을 불교에서 ‘108 번뇌’로 분석하고 있어 불교계 대학인 동국대로서는 108주년이 100주년보다 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동국대는 7일 기념식과 오는 9일 국제학술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지만 ‘동문 문화예술인 동국대 홍보대사 위촉식’과 ‘동국가족 체육대회’ 등 홍보성과 축제성이 짙은 행사는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경희대는 18일 개교 65주년 기념행사로 고민하고 있다. 올해는 설립자인 고 조영식 경희학원 학원장이 묻어뒀던 ‘타임캡슐’을 공개하는 해인데 행사 방식과 규모를 놓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조 학원장은 개교 15주년인 1964년 미래 학생들에게 친필 편지를 쓰면서 당시 경희대 재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50년 후와 100년 후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에 대해 설문조사한 내용을 남겼다. 조 학원장의 ‘미래 메시지’는 그가 사망한 지 1년이 지난 2012년 집무실 금고에서 발견됐다. 경희대 관계자는 “올해는 설립자의 미래 메시지를 중간 점검하는 의미있는 해지만 사회적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야 해서 행사 규모를 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8일이 개교 60주년이었던 한국외국어대도 기념식을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치렀다. 동문 연예인인 송승환의 난타 공연이나 권진원 윤하 등 가수의 축하공연, 동문 마술사 김종수 최현우의 마술쇼 등 예정된 화려한 행사는 모두 취소했다. 행사를 지원한 학교 홍보대사들도 기존의 화려한 유니폼 대신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손님을 맞았으며 각종 행사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성공회대와 대구가톨릭대, 60주년인 계명대, 50주년을 맞은 전주대 등도 국민적 아픔에 동참하는 취지로 기념식을 제외한 다양한 행사를 대부분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정태웅/윤희은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