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41년전 연방대법 '낙태 합법화 결정' 지지 확인
교황은 트위터서 "워싱턴 낙태 반대 행사 동참"

프란치스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3월말 '첫 만남'을 앞두고 여성의 낙태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연방 대법원의 '낙태 합법화 결정' 41주년을 맞아 성명을 내고 여성의 낙태 자유권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그는 "모든 여성은 자신의 신체와 건강에 대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의 원칙을 다시한번 되새긴다"면서 "출산의 자유를 포함해 여성의 헌법적 권리와 적절한 보건 접근성에 대한 흔들림없는 약속을 확인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줄이고, 임신부와 어린이의 건강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낙태에 대한 찬반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1973년 대법원의 판결을 긍정 평가하면서 여성 낙태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확인한 셈이다.

이른바 '로우 대(對) 웨이드 판결'로 불리는 대법원 결정은 지난 1973년 연방 대법원이 자신의 의지에 따라 낙태를 할 수 있는 여성의 권한을 인정한 것으로, 미국 여성인권사에 획을 긋는 사건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낙태 반대론자들은 당시 대법원 결정에 반대하면서 매년 '생명을 위한 행진'(March for Life)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주로 천주교 계열의 고교와 대학의 학생들을 포함해 수만명의 인파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인근에 모여 낙태 반대 시위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전날 밤 열린 기념미사에는 보스턴 대교구장이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고문인 숀 패트릭 오말리 추기경이 직접 참석했고, 공화당전국위원회(RNC)는 당원들에게 행사 참석을 독려하기도 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나는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생명을 위한 행진'에 동참한다"면서 "우리가 모든 생명, 특히 힘없는 생명을 존중할 수 있도록 신이 돕기를"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3월 27일 바티칸시티를 방문, 프란치스코 교황과 첫 만남을 갖고 빈곤 및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 3월초 프란치스코 교황 선출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유럽 순방 일정에 포함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