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모회사 대표 주장…가이트너측 정면 반박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지난 2011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직후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미국 재무장관의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S&P의 모회사인 맥그로 힐 파이낸셜의 해럴드 맥그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법무부를 상대로 진행하는 소송에서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맥그로는 전날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지난 2011년 8월 S&P의 신용등급 강등 이틀 뒤 가이트너 장관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S&P의 분석에 오류가 있다면서 그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특히 가이트너 전 장관은 당시 전화통화에서 "당신들은 자신과 국가에 엄청난 폐를 끼쳤다"면서 "S&P를 매우 면밀하게 관찰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또 법무부가 지난해 2월 S&P를 횡령 혐의로 제소한 것이 이런 보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S&P는 당시 미국의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내렸고,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런 주장에 대해 가이트너 전 장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정면 반박하고 나서 '진실 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가이트너 전 장관의 대변인은 성명에서 "이런 주장은 당시에도 나왔던 것"이라면서 "정부가 S&P를 상대로 보복을 했거나 보복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말했다.

법무부도 S&P의 횡령 혐의 조사는 지난 2009년 11월부터 시작된 것이라면서 가이트너 전 장관이나 국가신용등급 강등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을 지냈던 가이트너 전 장관은 지난해 초 공직을 떠났으며, 최근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 사모펀드 업체인 '워버그 핀커스'에 취직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