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의 장례식에 체코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닌 외무장관을 정부 대표로 보내기로 했다.

대통령은 건강이 좋지 않고 총리 대행은 연말 일정이 빡빡하다는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이리 루스노크 총리대행은 "장례식에 가야만 하다니 끔찍하다(dreadful)"고 발언한 내용이 TV 생방송으로 중계됐다.

루스노크 총리대행은 곧바로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그렇게 말해선 안 되는데,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했다.

유감스럽다"고 사과한 다음 "일정이 빡빡한 연말에 예기치 않은 일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체코는 결국 얀 코호우트 외무장관을 정부 대표로 장례식에 보내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체코의 밀로스 제만 첫 직선 대통령은 무릎을 다쳤다는 이유를 들어 장례식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제만 대통령은 부패 추문을 책임지고 물러난 총리의 공백을 메우려고 지난 8월 자신의 측근인 루스노크 경제 보좌관을 총리에 지명했으나 의회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

체코는 지난 10월 말 총선을 치렀으나 제1당이 22%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 2∼3위 정당들과 정부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만델라의 10일 영결식과 15일 장례식에는 세계 60여 개국 정상들이 참석해 지난 2005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 이래로 최대 규모의 조문 외교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양태삼 특파원 tsy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