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원에 올리면 넘어갈 것으로 예상"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은 18일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경위에 대해 "일단은 제 실수였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이날 SBS 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잇따라 출연, "2008년 2월 (기록원에) 이관을 하기 위해서는 문서로 이관했어야 한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는데, 그런 부분을 못 챙겼다"고 밝혔다.

조 전 비서관이 대화록 미이관에 대해 자신의 실수라고 공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지원(참여정부 문서관리시스템)에만 올리면 당연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조치했던 것 같다"며 "그동안 대화록은 당연히 기록원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담당 비서관으로 상당히 의아스럽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에 녹음파일 등이 다 있는데다 본질적 내용을 감추거나 은폐하는 식으로 수정된게 전혀 없기 때문에 이관하지 않을 아무런 이유나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에 대화록을 넘긴 방식에 대해서는 "파일로 넘긴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저희(청와대)와 국정원간에 '공안망'이라는 통신망이 있었고 그 전에도 통신망으로 회의록을 주고받았다"며 "문서로 보냈다고 하는 검찰의 주장이 잘 이해가 안간다"고 반박했다.

초본 삭제에 대해선 "당연히 초본은 결재되지 않은 미완성 서류로, 검찰은 열람도 결재라고 하는데 이해가 안간다"며 "최종본이 완성되면 초안을 보존하는 경우는 없었다.

유죄가 된다면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들이 상당히 당황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1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을 했다는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주장에 대한 검찰 수사 당시 상황과 관련, "당시 쟁점은 NLL포기 발언 여부였는데 검사가 기록원에 안 넘어가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계속 했다"고 주장했다.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은 TBS 라디오 '송정애의 열린아침'에 출연, "이미 정권이나 여권에서는 대화록이 (기록원에) 없다는 것을 알고 정치적으로 악용했다고 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