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A형 응시자, 백분위 반영 대학이 유리
2013년 처음 치러진 A·B형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A형 응시자가 B형에 비해 유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A형 응시자의 경우 표준점수로 수능을 반영하는 대학보다는 백분위로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A·B형 유·불리 엇갈린 해석


올해 수능에서 영어 A형의 난이도는 B형의 70% 수준이라는 게 입시전문가들의 일반적인 평가다. A형에서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B형으로 시험을 치렀더라면 몇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영어 A형 1등급을 받은 학생은 B형에 남았으면 5등급 정도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A형과 B형의 등급 차이는 2등급 정도로 추정된다”며 A형 1등급과 B형 3등급을 비슷한 수준으로 봤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A형 1등급 학생의 수준을 B형 3~4등급으로,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과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 등은 4등급으로 추정했다.

A형 응시자들이 B형 응시자에 비해 유리했다는 데는 전문가들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하늘교육에 따르면 A형 1등급 커트라인은 표준점수 기준 131점, 2등급 125점, 3등급 118점으로 추정되며 B형은 3등급 116점, 4등급 107점, 5등급 97점으로 분석됐다. 중위권 대학 가운데 B형에 10% 가산점을 부여한 대학이라면 A형 1등급 수험생은 B형 3등급 이하보다 유리하다. B형 1등급에 10% 가산점을 더해도 127.6점에 그쳐 A형 1등급 131점보다 3.4점 낮기 때문이다. B형에 가산점 20%를 부여할 경우 A형 1등급은 B형 3등급보다 불리하지만 4등급보다는 유리하다.

○A형 백분위 반영 대학이 유리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영어 가산점 비율이 10% 이하인 대학은 인문계 강남대 등 70곳과 자연계 건국대 충주캠퍼스 등 48곳이다. 반면 11~20% 반영 대학은 인문 성결대 등 46곳과 자연 상지대 등 41곳, 21% 이상은 인문 광주대 등 11곳과 자연 계명대 등 13곳에 불과하다. 임 대표는 “상당수 중위권 대학들이 영어 B형에 가산점을 높게 매기지 않아 어려운 B형 응시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표준점수가 백분위에 비해 가산점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백분위는 0점에서 99점까지인 반면 표준점수는 최고 140점까지 올라가는 등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영어 B형 3·4·5등급 수험생들은 표준점수를 가산점으로 반영하는 대학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A형은 백분위 반영 대학이 낫다. A·B형을 동시에 반영하는 주요 중위권 대학 가운데 강남대 건국대(충주) 성결대 성공회대 수원대 순천향대 안양대 등은 백분위를 반영하고, 대진대는 표준점수를 반영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