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을 '삼점일절' 이라고 읽는 현실…역사문제 가장 큰 적은 日 아닌 무관심"
“3·1절을 ‘삼점일절’이라 읽고, 야스쿠니 신사는 ‘야스쿠니 젠틀맨’ 아니냐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우리 역사를 즐겁게 배우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성인들도 당연히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하는데 ‘왜’ 한국 땅이냐고 물으면 모르잖아요. 역사 문제는 감정보다는 논리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말이죠.”

한국을 알리기 위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등에 광고를 해오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사진)의 말이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등 한국사의 분야별 전문가 11명과 함께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엔트리)을 출간한 서 교수를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이 책은 독도,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약탈 문화재 반환 등의 문제에 대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서 교수는 “역사 문제에 있어 가장 큰 적은 일본·중국 정부가 아니라 우리의 무관심이라는 문제의식으로 책을 썼다”며 “4년 전부터 해온 구상이 이제야 열매를 맺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사를 한반도만의 역사가 아니라 세계사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세계인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홍보도 세계사와 엮어서 하는 게 중요하죠. 지난해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를 냈는데,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를 찾아 사죄하는 사진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독일은 1970년에 사과했지만 2012년 일본 정부는 아직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문구를 넣었죠. 반응이 좋았어요.”

서 교수는 독도와 관련해 “괜히 분쟁지역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용한 외교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일본이 치밀하게 국제 무대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펴나가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다고 될 문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뉴욕의 한국 주재원이 미국인 파티에 초청받아 갔는데, 선물로 와인을 준비했답니다. 그런데 일본 정부 관계자는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는 ‘다케시마’로 표기된 고(古) 지도를 액자에 예쁘게 담아 주더랍니다. 물론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크게 외칠 필요는 없지만 아름다운 울릉도와 독도가 있는 한국에 여행오라는 식의 홍보는 필요합니다.”

그는 이번 책으로 받는 인세를 전액 한국 홍보를 위해 기부하기로 했다. 해외 동포들이 다니는 학교와 외국 도서관에 기증하기 위해 이 책의 영어판도 출간할 계획이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