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25弗 내면 3D 프린터 사용…창의 지원 공방형 혁신공간 뜬다
“매장마다 판매 시스템이 깔린 커다란 컴퓨터를 치워버리고, 스마트폰으로만 물건을 팔 수 있게 하면 어떨까.”(잭 도시스퀘어 최고경영자 겸 공동창업자)

스마트폰에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전용 동글(소형 하드웨어)을 달아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과 연동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이 깔린 컴퓨터처럼 쓰자는 얘기였다.

이 아이디어를 들은 스퀘어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맥켈비가 달려간 곳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첨단 공방 ‘테크숍’. 한 달에 125달러(약 13만원)의 비용만 내면 3차원(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등 다양한 장비를 쓸 수 있는 이곳에서 그는 한 달여의 시간을 들여 스마트폰 오디오잭에 꽂아 쓸 수 있는 전용 동글 시제품을 만들었다. 이 동글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스퀘어는 설립한 지 4년여 만에 연매출 5억5000만달러(약 5900억원)를 올리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창의활동을 지원하는 공방형 혁신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상상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물리 공간을 마련해 주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혁신을 지원하는 ‘창의 인큐베이터’ 조성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MIT 미디어랩의 ‘팹랩(FabLab)’도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 실험장비를 구비해 학생과 예비창업자, 중소기업인이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창의 공간인 ‘C랩’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디어 회의공간은 물론 발표공간, 컴퓨터 작업공간과 다양한 장비를 구비해 기업 내 원하는 직원이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지난 3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창조경제 역량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중하위권 수준인 20위에 불과했다. 역량을 가늠하기 위해 조사한 △인적자본 △혁신자본 △정보통신기술(ICT)자본 △문화자본 △사회적 자본 중 G7 평균 점수를 넘어선 항목은 ICT자본이 유일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범부처 차원의 무한상상실 추진을 통해 창의 인프라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