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유정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조재현(오른쪽)이 12일 오전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유정아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로에서 30~50대 부부가 부담 없는 비용으로 좋은 작품도 보고 식사도 하면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배우 조재현(48)이 12일 서울 동숭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2월 대학로에 개관하는 공연장 ‘수현재’와 최근 설립한 연극제작사 ‘수현재 컴퍼니’에 대해 설명했다.

그가 직접 투자해 건립 중인 ‘수현재’는 대학로 자유극장 인근에 6층짜리 건물로 들어선다. 250~350석 규모의 극장 3개로 구성된다. 이 중 2개 관은 연극·뮤지컬 공연장으로 대관하고, 5층의 250석짜리 소극장은 그가 제작하는 연극을 올리는 ‘수현재’ 극장으로 이름을 붙여 운영할 계획이다.

“공연장 건물 주변은 불의의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친형과 제가 어릴 때 함께 뛰어놀던 곳이에요.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 형의 이름(수현)과 제 이름을 따서 극장과 회사 이름을 ‘수현재’로 지었습니다.”

연극배우로 출발한 조씨에게 ‘연극 제작자’라는 타이틀이 낯설지는 않다. 그는 ‘한국 연극의 활성화’를 내걸고 기획된 ‘연극열전’ 시리즈의 두 번째 시즌(2007년 12월~2009년 2월)부터 기획·제작자로 참여해 성공을 이끌었다. 2010년 ‘연극열전3’, 지난해 ‘연극열전4’도 진두지휘했다. TV와 영화 등에서 쌓은 폭넓은 인맥을 바탕으로 한채영 고수 등 스타 배우를 연극에 끌어들여 ‘연극계 스타 마케팅’의 원조로도 꼽힌다. 자신도 ‘에쿠우스’ ‘민들레 바람되어’ ‘그와 그녀의 목요일’ 등 연극열전 작품에 직접 출연했다.

“기획부터 연습, 실연까지 연극 한 편에 7개월 정도 걸리는데 그렇게 해서 받는 돈은 드라마 1회 출연료와 비슷합니다. 그래도 연극을 계속하는 이유는 금전적 가치로는 설명할 수 없죠. 무대에서는 벌거벗은 느낌을 받습니다. 나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수현재’는 내년에 창작극 1편을 포함해 3~4편의 연극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수현재’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 류의 저가 청춘물이 판치는 대학로에서 보다 다양한 연극을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고 했다. 첫 작품은 ‘연극열전4’ 참여작으로 지난해 말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초연돼 큰 호응을 얻었던 창작극 ‘그와 그녀의 목요일’(작·연출 황재헌)이다.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가는 중년 남녀의 내밀한 감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오는 29일~내년 1월19일 대학로문화공간 필링1관에서 공연한 후 내년 2월부터 ‘수현재’로 극장을 옮겨 상연한다.

조씨는 초연에 이어 주인공 정민 역으로 출연한다.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박철민과 정은표가 정민 역을 번갈아 맡는다. 그는 “대중에게 폭넓게 사랑받는 창작극 레퍼토리가 될 만한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