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이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정용 전기발전 보일러 ‘나비엔 아이브리젠S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이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정용 전기발전 보일러 ‘나비엔 아이브리젠SE’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동나비엔 제공
“가정용 전기발전 보일러는 국내 에너지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입니다.”

보일러 업체인 경동나비엔의 최재범 사장이 12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가진 제품 설명회에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가정용 보일러 ‘나비엔 아이브리젠SE’를 선보였다. 제품 가격이 1000만원을 넘지만 전기를 많이 쓰는 가정에서는 ‘누진제 요금폭탄’을 피할 수 있어 4~5년이면 비용을 충분히 뽑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시간당 1㎾ 전기 생산

최 사장이 이날 소개한 ‘나비엔 아이브리젠SE’는 가스를 원료로 터빈 운동을 일으켜 전기를 만드는 보일러다. 경동나비엔이 2009년 정부 국책사업인 ‘초소형 1㎾급 스털링 열병합발전시스템 개발’ 총괄 주관기업으로 선정된 뒤 개발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온·난방과 함께 시간당 1㎾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생산된 전기는 가정에서 가전제품을 돌리는 데 쓸 수 있다. 하루 12시간 가동하면 700~900L 크기 냉장고와 350L 김치냉장고, 전등 5~6개, 55인치 TV에서 쓰는 전기를 충분히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최 사장은 “소비하는 것보다 전기를 더 많이 생산하면 전기계량기의 미터가 거꾸로 돌아가 전기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대형 주상복합, 경제성 있어


경동보일러는 현재 이 제품을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는 내년 2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대당 1320만원으로 웬만한 보일러(60만~100만원)의 13~20배다.

경동보일러가 이런 값비싼 보일러를 국내 시장에서 ‘가정용’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판단한 근거는 ‘과도한 전기료 누진제’ 때문이다. 이 보일러로 1㎾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가스비는 430원인 반면 월 500㎾ 이상 전기를 쓰는 가정(6단계 최고누진요금 적용)에서는 1㎾당 860원을 전기료로 내고 있다. 넓은 평수의 주상복합아파트 등에서 이 보일러를 쓰면 추가 투자비용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사장은 “예컨대 월 전력소비가 750㎾인 가정에서는 5년 정도 쓰면 충분히 비용을 뽑을 수 있다”고 말했다.

○“500만원대 가격도 가능”

최 사장은 “이 보일러는 가정에 소형 발전기를 하나씩 놓는다는 개념이기 때문에 정부의 전력 대책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른 절전 제품에 주는 보조금을 받기 위해 정부 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마케팅본부장도 “이 보일러를 병렬로 연결하면 웬만한 상업용 건물에서 필요한 전기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 시장에서 연간 1만대 이상 팔리면 판매가격을 500만원대로 낮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경동나비엔은 가정용으로 소형 제품을 출시한 뒤 상업용으로 2㎾h급 발전기를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