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립·다세대로 옮겨붙은 서울 전세난, 아파트 수요 '풍선효과'…지난달 전세가율 60% 돌파
아파트 전셋값 급등의 불똥이 연립·다세대주택으로 옮겨 붙었다. 아파트에서 비교적 싼 연립·다세대로 이동하는 ‘전세 풍선효과’의 결과다.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60%를 넘어섰다. 지난 9월 59.9%에 이어 한 달 새 60.1%로 0.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지난해 1월 54.9%를 기록한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오다 1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립·다세대주택 전세가율은 서울 동북권(성동 광진 동대문 중랑 성북 강북 도봉 노원)이 가장 높은 62.7%를 기록했다. 이어 서남권(금천 양천 강서 구로 영등포 동작 관악)이 61.9%, 서북권(은평 서대문 마포) 59.4%,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 강동) 59.2%, 도심권(종로 중 용산) 45.5% 순으로 나타났다.
연립·다세대주택 전셋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감정원 집계 결과 올 들어 지난달까지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1.66%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3.13%나 뛰었다. 실제 서울 송파동 연립주택인 대성맨션 전용 64㎡는 지난 6월 1억7200만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 뒤인 7월에는 2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연립·다세대주택은 그동안 주변 환경과 주차시설 등이 아파트보다 열악해 세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아파트 전셋값이 급등하자 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전셋값이 아파트보다 저렴한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전세 수요가 옮겨 가면서 이들 주택의 전세가율도 높아지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연립·다세대 전셋값 오름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최근엔 아예 연립·다세대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거래량은 2409건으로 9월(1593건)보다 51.2%나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2279건)과 비교해서도 5.7% 늘었다.
김동현/김보형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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