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에인트호번)이 8년 만에 AC밀란(이탈리아)을 상대로 호쾌한 득점포를 쏘아올리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까.

8년 만에 '친정팀'인 에인트호번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의 복귀 시점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일 에인트호번과 1년 임대 계약을 마친 박지성은 곧바로 팀 훈련에 합류했지만 두 차례 정규리그 경기에 모두 빠졌다.

특히 지난 18일 새벽 치러진 고어헤드와의 정규리그 3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네덜란드 언론까지 박지성의 복귀를 점쳤지만 에인트호번을 이끄는 필립 코쿠 감독은 출전선수 명단에서 아예 제외했다.

박지성은 에인트호번 훈련에 참가한 이후 허벅지에 가벼운 통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쿠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박지성을 무리하게 출전시키지 않고 휴식을 줬고, 박지성은 관중석에서 고어헤드전을 지켜봤다.

이런 가운데 에인트호번은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3시45분 AC밀란과 홈에서 2013-201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당연히 박지성이 AC밀란전을 통해 에인트호번 복귀전을 치를지가 국내 팬들의 관심거리다.

박지성은 AC밀란과 인연이 깊다.

박지성은 2005년 5월 5일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AC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전반 9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통렬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꽂았다.

당시 골로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역사적인 첫 골을 쏘아 올린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에인트호번은 준결승 2차전에서 0-2로 패한 뒤 2차전에서 3-1로 이겨 1,2차전 합계 3-3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에 밀려 결승 진출 패배의 아쉬움을 맛봤다.

당시 경기장을 찾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박지성은 그해 6월 맨유로 둥지를 옮겨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로 변신했다.

8년 만에 다시 에인트호번 유니폼을 입은 박지성은 공교롭게도 AC밀란과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다시 맞닥뜨리게 됐다.

UEFA 홈페이지도 에인트호번과 AC밀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전망하면서 박지성이 AC밀란 등 이탈리아팀과 얽힌 '아름다운 과거'를 소개했다.

UEFA는 "에인트호번으로 복귀한 박지성은 맨유에 뛰던 2009-2010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득점을 했다"며 "박지성은 인터 밀란, AS로마 등과도 맞붙어 승리를 맛봤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이탈리아를 꺾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AC밀란을 상대로 두 차례나 득점포를 터트리며 'AC밀란 킬러'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때문에 네덜란드 유력지인 텔레흐라프도 "박지성이 AC밀란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비록 박지성이 허벅지 통증으로 최근 훈련을 제대로 못했지만 유럽 무대에서 잔뼈가 굵고 자기 관리에 뛰어난 베테랑인 만큼 에인트호번의 젊은 선수들을 리드해 줄 역할로 '깜짝'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