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제27회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에 진출했다.

유재학(모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대회 7일째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79-52로 크게 이겼다.

2011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제26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한국은 2회 연속 4강에 진출, 10일 개최국 필리핀과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한국은 필리핀을 물리치면 2014년 스페인에서 열리는 농구월드컵(전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을 얻는다.

만일 필리핀에 패하더라도 3-4위전에서 승리하면 농구월드컵에 나갈 수 있다.

우리나라는 1998년 이후 농구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1쿼터에 윤호영(상무)과 조성민(KT)의 득점포를 앞세워 24-14, 10점 차로 리드하며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귀화 선수인 자비스 헤이스를 앞세운 카타르는 2쿼터 추격에 나섰다.

2쿼터 초반 29-17로 점수 차를 벌려 가던 한국은 이후 카타르에 연달아 7점을 내줘 29-24까지 쫓겼다.

이때 한국에 행운이 따랐다.

김선형(SK)이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3점 라인 한두 발짝 뒤에서 집어던진 3점슛이 그대로 림에 꽂혀 한숨을 돌린 것이다.

카타르가 다시 연속 4득점으로 간격을 좁히자 이번에는 김주성(동부)의 2점슛과 김종규(경희대)의 연속 덩크슛 2개가 이어져 오히려 12점 차로 달아난 가운데 전반을 마쳤다.

한국은 3쿼터에서도 10점 안팎의 리드를 줄곧 지켰고 3쿼터 5분여가 지날 무렵에는 카타르의 에이스 헤이스가 발목을 다쳐 벤치로 물러나며 경기 양상이 완전히 한국 쪽으로 기울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카타르는 3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반칙을 지적받는 등 제풀에 무너졌다.

한국은 조성민이 3점슛 2개를 포함해 16점을 넣었고 이승준(동부)이 12점을 보탰다.

김민구(경희대)는 9점, 7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고 윤호영도 10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필리핀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카자흐스탄을 88-58로 대파하고 4강에 선착, 10일 한국과 4강에서 맞붙는다.

반대편 준결승에서는 이란과 대만이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다툰다.

◇ 9일 전적
▲ 8강전
한국 79(24-14 16-14 21-14 18-10)52 카타르
이란 94-50 요르단
대만 96-78 중국
필리핀 88-58 카자흐스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