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지도부가 현오석 경제팀에 연일 비판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중진 의원들까지 한목소리로 현 경제팀이 현실을 안이하게 보고 있고 경제부총리는 부처 이견을 조정할 리더십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한다는 것이다. 당내에선 경제팀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은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국무회의에서 경제부총리를 공개적으로 질타하자 때는 이때라는 식으로 저마다 경제팀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정작 질타를 받아야 할 곳은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이 행정부 경제팀에 화를 내는 것은 일종의 적반하장이요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는 고약한 정치 전술 같다. 누가 뭐라 해도 경제민주화 포퓰리즘으로 우리 경제를 진흙탕으로 끌고들어간 장본인이다. 일감몰아주기나 하도급법,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한도 축소 법안 등 경제활동을 옥죄는 각종 경제민주화 입법을 강력하게 밀어붙인 것도 새누리당이다.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어렵사리 내놓은 정책들은 국회에서 대부분 거부되거나 아예 진지한 토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이 경제성장을 위해 지금까지 무엇을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그런데 난데없는 큰소리다.

복잡한 현안이 산적해 있는 환경노동위원회에는 새누리당 의원 중에 아무도 가지 않으려 한다는 정도 아니었나. 그래서 경영계는 새누리당이 아예 노동개혁은 포기한 상태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 작금의 국회 판도다. 국회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무능 국회를 만들었고 반대로 국회의원 개인의 권력은 무한정 확대해 입법독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인 비정상적 국회를 만들어 놓은 것도 새누리당이다.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야당과 싸울 용기와 정열도 없으면서 그 책임을 행정부의 힘없는 장관들에게 떠넘기는 모습은 실로 실망스럽다.

현오석 경제팀을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새누리당이야말로 작금의 경제적 혼란과 성장경제의 실종, 기업가들의 ‘경제’하려는 의지의 훼손에 전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고 모두가 따라나서 경제팀을 성토해대는 모습은 정말 보기에도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