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캠핑시장을 점령하라"…아웃도어업체 경쟁 불붙어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캠핑시장의 규모는 약 5000억 원 가량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2008년만 해도 약 700억 원 가량이었던 이 시장이 5년 만에 7배 이상 '폭풍' 성장한 셈이다.
그동안 캠핑 용품 시장은 스노우피크, 콜맨, 코베아 등 수백만 원대의 고가 제품을 공급하는 '빅3'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며 과점하고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가족과 동호회 단위의 캠퍼들이 늘면서 프라도, 빅텐 등 상대적으로 저가인 제품들이 주목 받더니 기존 등산용품에 주력하던 아웃도어 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노스페이스(영원아웃도어)를 비롯해 코오롱, K2,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선두권 업체들은 최근 300만 명까지 늘어난 캠핑족들의 수요에 발맞춰 캠핑 용품을 다양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년 대비 대폭 제품 증산에 나서며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K2는 캠핑 용품을 올해 6만 개 가량 생산해 전년 대비 40% 가량 늘렸다. 회사 내 캠핑 용품 매출이 최근 3년간 4배 이상 성장한 것을 감안해서다. 주력 제품인 6인용 텐트가 145만 원이고, 야외전용식탁이 20만 원대에서 팔리는 등 비교적 고가임에도 매해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아예 캠핑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매장인 캠핑숍을 따로 두고 올해 40개까지 늘려가기로 했다. 지난해 140억 원 수준이던 캠핑용품 매출이 올해 200억 원 이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매에서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40여개 안팎의 제품을 출시했지만 올 해는 두 배 늘린 80여개의 제품으로 캠핑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 대비 캠핑용품 매출이 두 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1997년 국내에 노스페이스를 론칭해 운영해 온 영원무역은 '영원'이라는 별도의 브랜드를 두고 캠핑시장에 특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오토캠핑장 전용 텐트와 투룸 텐트 등 기존 제품들을 한층 세분화해 고객들을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 앞으로 더 높아질 소비자들의 눈 높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밀레 아이더 등 아웃도어 후발주자들은 캠핑시장을 선두권 업체를 따라잡기 위한 발판으로 삼기 위해 한 층 더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밀레는 텐트의 생산 물량을 지난해 대비 238% 확 늘렸다. 기술력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캠핑시장을 점유율 확대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텐트뿐만 아니라 전체 상품군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렸고 물량도 24% 확대 생산했다.
아이더도 캠핑용품 물량 수를 전년 대비 100% 늘려 생산하고 있다. 제품군도 50% 확대했다. 가족 단위 캠핑족이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아예 '패밀리 캠핑족'을 콘셉으로 잡고 타깃층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국은 전 세계적으로 캠핑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인데다 가족, 동호회, 1인 캠핑족 등 수요도 다양화 되고 있다"며 "눈 높이가 높아진 소비자들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업체간 신제품 출시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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