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CC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자신이 쓰던 볼을 갤러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박인비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CC에서 열린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자신이 쓰던 볼을 갤러리들에게 던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여자골프 랭킹 1위 박인비(25·KB금융그룹)가 미국 LPGA투어 메이저대회 2개를 연속으로 제패했다. 단일 시즌에 연속해서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것은 2005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이후 처음이다.

박인비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 로커스트힐CC(파72·6534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웨그먼스 LPGA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 마지막날 3오버파 75타를 쳐 최종 합계 5언더파 283타로 카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와 동타를 이뤘다. 이어 열린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박인비는 4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네 번째 샷을 간신히 그린에 올린 매슈를 물리쳤다.

시즌 4승(통산 7승)을 올린 박인비는 최근 22개 대회에서 이번 대회를 포함, 6승을 기록했다. 메이저 우승컵은 2008년 US여자오픈을 포함해 통산 세 번째다. 우승 상금 33만7500달러를 획득한 박인비는 시즌 상금이 122만1827달러가 돼 유일하게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코리아슬램’ 대위업 달성

연장전 '뚝심'…박인비 '코리아슬램' 금자탑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은 지난해 US여자오픈(최나연), 브리티시여자오픈(신지애)에 이어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박인비), LPGA챔피언십까지 4개 메이저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는 ‘코리아슬램’의 대위업을 달성했다.

보통 4대 메이저대회를 한 시즌에 석권하는 것을 ‘그랜드슬램’이라고 한다. 2001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2년에 걸쳐 4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면서 그랜드슬램 대신 ‘타이거슬램’이라고 불렸다. 아시아 선수들은 최근 열린 9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박인비는 199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 한국 선수 챔피언이 됐다. 한국 선수 중 메이저 2승을 거둔 것은 1998년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우승한 박세리 이후 박인비가 처음이다.

2회 연속 메이저 우승은 투어에서 8번째, 선수로는 7번째다. 메이저 연승을 달성한 선수는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1950년), 패티 버그(미국·1955년, 1957년), 미키 라이트(미국·1962년), 샌드라 헤이니(미국·1974년), 팻 브래들리(미국·1986년), 소렌스탐 등이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LPGA는 박인비가 올해 안에 브리티시여자오픈이나 에비앙 챔피언십 중 하나라도 우승하면 역대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래머(생애 통산 4대 메이저 우승자)가 된다고 밝혔다.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기록은 26세에 달성한 캐리 웹(호주)이 보유하고 있다. 캐리 웹은 2001년 슈퍼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5대 메이저 우승) 기록도 보유 중이다.

박인비는 세계랭킹은 물론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아직 한국 선수 중에는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수상자가 없다.

◆한국 선수 ‘톱10’에 6명

이번 대회는 폭우로 일정이 순연되면서 마지막날 3, 4라운드가 동시에 열리는 ‘마라톤 레이스’로 치러졌다. 박인비는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는 맹타를 휘둘러 모건 프레셀(미국)보다 1타 앞선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들어갔다.

한때 3타 차로 프레셀에 앞섰던 박인비는 티샷이 난조에 빠지면서 막판에 연거푸 보기를 쏟아냈다. 1타 차 선두로 18번홀(파4)에 들어갔으나 티샷이 다시 러프로 들어간 데 이어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러프 탈출에 실패하면서 뼈아픈 보기를 적어내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최운정(볼빅) 유선영 신지애(미래에셋) 양희영(KB금융그룹)이 합계 3언더파로 공동 5위, 최나연(SK텔레콤)은 합계 2언더파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쳐 6명이 ‘톱10’에 들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